2년만에 한중 정상회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 리마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이후 2년 만에 열린 두 번째 회담이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북러 군사협력 등 동북아 안보 문제와 양국 경제 협력을 논의하는 등 새로운 한중 관계를 모색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리마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우리가 안보, 경제, 문화, 인적 교류 등 제반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중요한 국가"라며 "양국이 상호 존중, 호혜, 공동 이익에 기반하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안보와 경제 질서가 격변하는 가운데 한중 양국이 여러 도전에 직면해서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특히 북한의 연이은 도발과 우크라이나 전쟁, 러북 군사 협력에 대응해 한중 양국이 역내 안정과 평화를 도모하는 데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0여 년간 양국 관계의 중심축이 되어 온 경제 분야 협력을 더욱 강화하여 양국의 민생을 함께 증진해 나아가기를 희망한다"며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평화와 번영은 한국과 중국 공동의 이익인 만큼 오늘 회담을 통해 이를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깊은 논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먼저 모두 발언을 시작한 시 주석은 "지난 2년 동안 국제 및 지역 정세가 많이 변했고, 중한관계가 전반적으로 발전의 모멘텀을 유지했다"며 "정세가 어떻게 변화를 하든 중한 양국은 수교의 초심을 고수하고, 선린우호의 방향을 지키며, 호혜 상생의 목표를 견지함으로써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가 서로 통하며, 경제가 서로 융합된 장점을 잘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류 협력을 심화하고,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함으로써 양국 국민에게 복지를 가져다 주고, 지역의 평화, 안정과 발전, 번영을 위해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성사 여부에서부터 양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이목을 끌었다. 북러 밀착 심화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 동북아 정세 관리의 필요성이 커진 데다, 양국 모두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외교를 통한 경제적인 이익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실제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통상적 의제인 문화, 인적 교류 등 양국 우호 증진뿐 아니라 경제협력, 안보 이슈까지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사전 브리핑에서 "한중 양국은 한중 간 각급에서의 소통과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며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정세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을 가질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대통령실 관계자 역시 "대본을 정하지 않고 굵직한 주제에 대해 구체적인 현안들이 오갔다"며 회담 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진행되는 와중에서도 유럽 정세, 그리고 인도 태평양 지역, 동북아시아에서의 한중 관계(뿐 아니라) 앞으로의 전략적인 협력 관계의 지향점 같은 것들이 눈앞에 놓여 있다"며 "또 세부적으로 현안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미국 대선도 끝이 났고, 안보 경제의 모든 측면에서 글로벌 질서에서 새로운 관점에서 도전 요인을 바라봐야 된다"고 회담을 평가했다.
또한 회담을 통해 내년 경주에서 APEC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인 윤 대통령이 시 주석을 초청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시 주석이 내년 한국을 방문하면 2014년 방한 이후 11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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