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효율부 수장 라마스와미 "대량 감축" 공언
"특정 기관 완전 제거" 230만 공무원에 으름장
"의회 승인 필요 없어… 얼마나 빠를지 놀랄 것"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을 맡을 비벡 라마스와미가 "대량 인력 감축"을 재차 공언했다. 콕 집어 거론한 분야는 국방·의료·교육이었다. 단순히 인력만 줄이는 게 아니라 각종 규제, 방만한 공공 조달 계약까지 대대적 손질을 예고했다.
"출근도 제대로 안 하는 공무원"… 대수술 예고
라마스와미는 1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 "연방 정부의 부풀려진 영역에서 인력이 대량 감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자가 '정부 수술용' 칼자루를 쥐여준 공화당 대선 후보 출신 인도계 기업가 라마스와미는 "연방 공무원 75%를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인물이다.
손질할 기관을 명확하게 거론하지 않았지만, 줄기차게 언급한 분야는 있었다. 그는 "헬스케어에서 국방에 이르기까지 결정권자들이 책임성이 결여돼 효율성 면에서 실패하고 있다"며 "펜타곤(미 국방부)은 어디에 썼는지 당신에게 말할 수도 없는 1조 원대에 가까운 예산을 낭비해 7번 연속 감사에서 지적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사회자가 트럼프가 선거 과정에서 언급했던 교육부 폐지 문제를 묻자 "특정 기관은 완전히 제거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단순 인력 구조 면으로만 보면 라마스와미가 언급한 세 분야는 연방 정부 중에서도 가장 비대한 분야에 속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연방 인사관리처(OPM) 통계에 따르면, 연방 정부에서 일하는 일반직 공무원 230만 명 중 70%가량이 미군이나 안보 관련 기관 소속이다. 직종별로 따지면 의사, 간호사, 공공보건 근로자만 36만 명에 이르는 등 의료 분야 종사자가 약 15%로 가장 많았다. 교육부 소속은 4,425명으로 가장 적었지만, 연봉 중간값이 11만8,410달러(약 1억6,000만 원)로 가장 높다.
라마스와미는 관료에 대한 적개심도 재차 드러냈다. 그는 "대부분 연방 직원들은 출근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그들에게 주 5일 근무하는 근면 성실한 미국인들처럼 일하라고 요구해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료 사회를 자신의 개혁에 저항하는 비밀 기득권 세력 '딥 스테이트'라 여기는 트럼프의 인식을 그대로 읊은 셈이다.
라마스와미는 "사람들은 우리가 그런 변화를 얼마나 빨리 진행할 수 있는지에 놀랄 것"이라고 공언했다. 정부효율부가 제시한 '대수술' 완료 시점은 미국 독립 250주년인 2026년 7월 4일이다.
규제 완화 예고에 '이해충돌' 논란 계속
정부 인력·예산 감축 외에 각종 규제 철폐도 정부효율부가 벼르는 목표 중 하나다. 라마스와미는 "지난 몇 년 동안 연방 대법원은 정부의 많은 규제를 위헌이라고 판결했다"며 "이 모든 것(규제 철폐)은 의회 없이 행정 조치만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WSJ는 정부효율부가 가장 먼저 손댈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기관으로 연방거래위원회(FTC)·연방통신위원회(FCC)·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규제·감독 기관을 꼽기도 했다.
아직 구체적인 규제 개선안이 등장한 건 아니지만, 향후 이해충돌 논란이 필연적으로 불거지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머스크를 비롯한 트럼프 정권 인수팀이 완전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연방 교통부 규제 완화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2026년부터 무인 로보택시 대량 생산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 교통부 산하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규제가 걸림돌로 꼽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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