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8개월 만에 중국·영국 정상회담 개최
"관계 개선 공감대 불구... '인권'이 난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면서 홍콩 인권 문제를 제기하자 중국 측이 발끈했다. 6년 8개월 만에 양국 정상회담이 재개됐지만 중국과 영국의 관계 개선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지미 라이의 옥중 건강 악화에 대한 보도에 우려한다"고 말했다. 영국 시민권자인 지미 라이(76)는 홍콩 빈과일보 사주다. 중국 정부에 비판적 보도를 해 온 빈과일보는 2021년 강제 폐간됐으며, 라이 역시 2020년부터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라이 문제가 거론되자마자 중국 당국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영국 기자들을 회담장에서 쫓아냈다"고 전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중국이 기자들을 '공격적으로' 회담장 밖으로 내몰았다"고 묘사했다. 중국 인권 문제가 회담 의제에 오르자 이를 불편하게 여긴 중국 측이 취재를 막아선 것이다.
양국 정상회담은 테리사 메이 총리 시절인 2018년 2월 이후 6년 8개월 만이다. 두 나라는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과 영국 공공기관에 대한 중국의 사이버 공격 의혹 등을 둘러싸고 수년간 갈등해왔다.
하지만 지난 7월 총선에서 보수당을 누르고 14년 만의 정권 교체에 성공한 영국 노동당 정부는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영국 총리실은 이번 회담 직전 성명을 통해 "중국과의 관계는 영국과 글로벌 이익을 뒷받침하는 데 실용적이며 필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과의 관계 안정화를 추진 중인 중국 역시 영국의 이 같은 움직임을 환영해왔다.
다만 이번 회담은 '인권' 문제가 여전히 양국 관계 개선의 난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영국 총리실은 이날 정상회담 뒤 발표한 성명에서 "양국 정상이 무역과 투자 등 분야에서 협력관계 강화를 논의했다"며 "영국 측은 인권 등 다른 관점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대화하고 싶다"고 전했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날 회담에서 양측이 양국 간 경제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라이 문제가 회담 의제에 오른 사실은 보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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