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인공지능(AI)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노벨물리학상은 AI 머신러닝의 기초를 확립한 존 홉필드 교수와 제프리 힌턴 교수가, 노벨화학상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AI 도구인 '알파폴드'를 개발한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 데미스 허사비스, 존 점퍼가 수상했다.
노벨경제학상도 AI의 몫이었다. 공동 수상자인 대런 아제모을루 MIT공대 교수는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좁은 회랑'을 통해 각각 제도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과, 국가와 사회의 균형을 통해 자유와 번영을 달성하는 방법을 논했다. '권력과 진보'에서는 AI가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AI 변혁기에 우리 산업계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11월 열린 SK의 AI 서밋(Summit)에서 궁금증을 해소할 기회를 가졌다. 현장에서는 SK그룹의 다양한 AI 솔루션은 물론, AI 산업발전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전력 문제, AI의 미래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 전문가 양성에 대한 정부 지원 현황 등 다양한 어젠다를 접할 수 있었다.
각론보다 숲을 보고 싶었던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SK그룹이 제시한 산업적 방향성이었다. 차세대 AI를 구현하기 위한 SK의 접근법은 '세계 최고들과의 적극적 협력'이었다. 최태원 회장의 키노트에 이어, 오픈AI의 그렉 브로크만, 마이크로소프트(MS)의 라니 보카르 등 글로벌 빅 테크 연사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SK그룹이 강조하는 연대와 협력은 깊은 공감을 얻었다.
AI는 막대한 자원 투입이 필요해 단일 기업이 모든 분야를 챙기기 어렵다. 엔비디아 칩만으로 해결되지 않고 전력 뒷받침 없이 데이터센터(IDC)를 꾸리기도 쉽지 않다. SK는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최고의 팀을 만들어 차세대 AI시대를 대비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지각의 판이 바뀔 때, 좋은 팀을 구성하는 것은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핵심 요소다. SK가 그 길을 제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 AI 서밋의 한 줄 감상평이다.
정부가 할 일도 짚고 싶다. '범용 AI 시대가 더 가까이 왔다'는 미래학자 커즈와일의 말처럼 이제 우리는 국가경쟁력 핵심이 AI 경쟁력이라는 점을 꼭 알아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AI서밋 둘째 날 논의된 '국가 관점에서의 자원 집중'은 정말 중요하다. 한국처럼 제한된 자원을 가진 국가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한편에선 미국 등 선두 주자들과 경쟁하면서도 다른 측면에선 반드시 협력을 꾀해야 한다. 국가 차원의 인재 양성은 물론, 자동차도 없던 나라에 고속도로를 건설했던 선각자의 마음으로 AI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 지금 AI는 사치재가 아니라 우리의 미래 생존을 위한 필수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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