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뉴스에는 어린이들이 고통받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 누구라도 "저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나…"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 가자 지역에서만 1만4,000명의 어린이가 희생되는 등 전체 사망자 3명 중 1명은 어린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보고서 '아동에 대한 전쟁을 멈춰라'에 의하면, 지난해 분쟁지역에서 발생한 중대한 아동 권리 침해 행위는 3만1,721건으로, 집계를 시작한 2005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엔 통계에 의하면, 현재 전 세계에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인구는 3억500만 명에 달한다. 역시 역사상 가장 많은 무력 분쟁과 기후 위기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무기의 발달로 전후방 구분이 없어진 상황에서, 군인은 보호 장비 등 전투에 대비하고 있지만 민간인은 그렇지 못함을 감안할 때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심지어 학교와 병원 같은 필수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도 잦아지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지나친 화석연료 사용이 초래한 기후변화도 각종 재해를 급증시키면서 수백만 명의 생명과 생계를 위협한다.
유엔은 '2025 세계 인도적 지원 보고서'를 통해 각국 정부가 연대해서 위기의 근본 원인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아동권리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도 올해 상반기 약 8억 달러를 투입해 인도적 지원 활동을 펼쳤다.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아동은 인류의 미래다. 인도적 위기에 처한 아동 개개인은 당장 눈앞의 피해는 물론이고 사회 전체에 장기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굶주림과 질병에 고통받을 뿐 아니라 학업 중단으로 미래를 포기해야 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세계 모든 곳의 아동이 '잃어버린 세대'가 되지 않고 위기 속에서도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인도적 지원이 강화돼야 하지만, 분쟁을 없애는 것이야말로 아동을 제일 잘 보호하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현재의 분쟁을 멈추기 위해 행동해야 하며, 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구축하는 데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20세기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고 난 후 평화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국제연맹과 유엔을 창설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보려고 했었다. 우리가 자라나는 다음 세대를 지켜내지 못하고 빈곤하고 위험한 세상에서 살게 한다면, 인류의 진보는 물론이고 생존이 불확실해진다. 따라서 인도적 위기 속에서 다음 세대를 보호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 사항이 아닌 시대적 책임이 되고 있다. 오늘 전쟁 속 아이들의 울음소리에 침묵하면, 울음소리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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