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언론들, 홈페이지 '톱 기사'로 긴급 타전
NYT "한미동맹, 수십 년 만에 최대 시련 직면"
일본 일간지들 '한국 계엄령' 일제히 1면 장식
4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홈페이지가 톱 뉴스로 한국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소식을 전하고 있다. NYT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부터 해제까지의 긴박한 상황은 대부분 외신들도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향후 한국 안팎에 미칠 정치적 파장에 대한 집중 분석 역시 이뤄지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의 홈페이지 상단에는 3일(현지시간) 한국의 계엄 선포·해제가 '톱 뉴스'로 배치된 상태다.
"한국 국민 분노" "전후 독재정권 기억 되살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화요일 밤(한국시간 3일 밤) 윤 대통령의 이례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많은 한국 국민을 분노하게 했으며, 1980년대 후반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전 군사정권의 통치에 대한 고통스러운 기억을 끄집어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명령은 겨우 6시간 정도 지속됐지만, 에너지가 넘치는 민주주의로 알려진 한국에서 이것은 광범위한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도 "(계엄령 선포는) 아시아에서 미국의 소중한 동맹국 중 하나(한국)에서 정치적 혼란을 초래했으며, 평화적인 반대를 억압하고 경찰국가를 만들었던 전후 독재정권(Dictatorial Regime)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켰다"고 짚었다. 이어 "그러나 윤 대통령의 책략은 긴박한 밤사이에 역효과를 낳았으며 서울에서 해가 뜰 무렵에 그는 한발 물러섰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윤석열 정부는 군대가 국회를 포위하고 의원들이 군 통치에 반대하는 투표가 진행된 긴장된 정치 드라마의 밤 동안에 선포했던 계엄령을 해제했다"고 보도했다. 허드슨센터 38노스의 나탈리아 슬래브니 연구원은 AP에 "계엄령 선포는 민주주의의 심각한 후퇴"라며 "한국은 정치적 다원주의의 강력한 역사가 있고, 대규모 시위와 신속한 탄핵에 낯선 나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 CNN방송은 "윤 대통령의 유턴(계엄령 해제)은 대규모로 단결된 반대에 직면한 가운데 나왔다"며 "이런 반대는 열성적인 국회에서의 표결, 비판자 및 여당에서의 규탄 분출을 촉발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부패 혐의를 중심으로 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는 이제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진입을 시도하는 군인들과 시민들이 충돌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한미 관계,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시련 직면할 수도"
향후 주요 동맹들과의 관계에 파장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쏟아졌다. NYT는 '한국의 계엄령은 바이든 및 미국의 주요 동맹을 시험한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한국을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칭하고, 북한·중국·러시아에 대항하는 방벽으로 의지하면서 군사적 관계를 강화해 왔다"며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뒤, 한미 관계는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시련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 당시 북한 문제를 맡았던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NYT에 "윤 대통령의 움직임은 (한국의) 국내 정치에 큰 지진과 같으며, 동맹국들 사이에서는 그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관련 소식이 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조간 1면에 보도됐다. 일본 오사카우메다역에서 한 시민이 신문을 읽고 있다. 오사카=뉴시스
일본 주요 신문들, 1면 기사로 보도
일본 주요 신문들 역시 4일 조간 1면에 한국의 계엄 발령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아사히신문에는 '한국 대통령 비상계엄 선언'이라는 제목의 머리기사가 실렸고, '다수의 탄핵소추로 행정 마비' '모든 정치활동 금지'라는 제목의 기사들도 함께 전했다. 요미우리신문도 '한국 계엄령 선언' '윤 대통령, 정치활동을 금지' '야당과 대립 격화' 등 기사를 1면에 배치하면서 한국 상황을 상세히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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