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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정놀이 즐기듯 尹 뻔뻔한 계엄 해제… 끝내 사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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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정놀이 즐기듯 尹 뻔뻔한 계엄 해제… 끝내 사과는 없었다

입력
2024.12.04 16:00
수정
2024.12.0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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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새벽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회 계엄해제령과 관련해 담화문 발표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YTN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새벽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회 계엄해제령과 관련해 담화문 발표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YTN 캡처

무장한 육군 특수전사령부 소속 병력 280여 명이 ‘민의의 정당’ 국회를 진압하려는 시도에 온 국민이 경악했다. 하지만 이를 지시한 윤석열 대통령은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4일 오전 4시 29분쯤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같은 장소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약 6시간이 지나서였다.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자 등 떠밀리듯 마이크를 재차 잡았다. 그 사이 소총과 야간 투시경으로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 보좌진과 충돌하고, 국회 본관 유리창을 깨거나 창문을 넘어 경내로 진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터졌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뻔뻔함의 극치였다. 앞서 선포한 비상계엄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데 그쳤다. 윤 대통령은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붕괴시키려는 반국가세력에 맞서 결연한 구국의 의지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그리고는 "조금 전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가 있어 계엄사무에 투입된 군을 철수시켰다"며 계엄군의 국회 장악과 철수를 당연한 듯 언급했다. 마치 병정놀이를 즐기듯 아무런 죄책감이나 미안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 국회가 극적으로 본회의를 열어 재적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키지 않았다면, 윤 대통령의 말대로 계엄군은 국민과 여론을 무시한 채 그의 지시를 충실히 받들었을 것이다.

심지어 유감 표명은커녕 국회를 압박했다. 윤 대통령은 "거듭되는 탄핵과 입법 농단, 예산 농단으로 국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무도한 행위는 즉각 중지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한다"고 담화를 마무리지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제2, 제3의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선 국무회의 소집이 필요한데,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는 윤 대통령이 주재했지만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는 한덕수 총리에게 맡긴 것을 두고도 뒷말이 많다. 윤 대통령은 새벽 담화에서 "국무회의를 소집했지만 새벽인 관계로 아직 의결정족수가 충족되지 못해 오는 대로 바로 계엄을 해제하겠다"고 말하고 자리를 떴다. 하지만 총리실 등에 따르면 이후 진행된 국무회의는 한 총리가 주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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