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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의 조화, 한복 기반 여성복 브랜드 서화

입력
2024.12.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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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600만 소상공인 시대, 소상공인의 삶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전통의 아름다움을 간직하면서도 트렌디한 디자인의 일상복으로 최근 각광을 받는 한복. 한복을 기반으로 한 여성복 브랜드 ‘서화’를 운영하는 페이드인 박수진 대표는 세련되고 우아한 느낌을 살리면서도 한복의 고유한 특징을 살린 여러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박 대표의 창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수진 대표. 페이드인 제공

박수진 대표. 페이드인 제공

어떤 브랜드를 운영 중인가요?

“한복을 기반으로 한 여성의류 브랜드 ‘서화’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풍년이 들게 하는 꽃’이라는 의미로 ‘눈’을 서화(瑞花)라 칭하기도 하는데요. 품격과 부귀영화를 모티브로, 전통의 아름다움을 가진 우아한 페미닌룩을 지향합니다.”

음악 전공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의류, 그것도 한복 사업에 뛰어들게 됐나요?

“학부 전공은 한국음악 작곡이었어요. 작년 8월, 제가 운영하는 연주팀과 외국인이 많은 한 행사에서 축하공연을 진행했습니다. 자리 콘셉트에 맞게 K-POP과 국악을 믹스해 편곡한 음악을 연주했는데요, 음악은 물론 시각적으로도 한국 대중문화의 매력을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당시 국내 아이돌이 무대에서 착용했던 퓨전한복을 참고해 직접 의상을 만들었어요. 평소에 옷을 좋아해 패션 산업 흐름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게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관객 반응이 정말 좋았습니다. 행사 주최측도 물론이었고요. 이를 계기로 좋아하는 브랜드와 한국 전통 복식의 특징을 참고해 틈틈이 저만의 디자인을 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신사업창업사관학교 17기에 합격하며 실제 사업화에 나섰고요. 관심만 갖던 분야에 진입하게 된 너무 좋은 계기였죠.”

현재 선보이고 있는 의류 및 잡화들은 어떤 특징들이 있나요?

“전통 복식의 특징에 최근 트렌드를 적용했지만, 너무 화려하지 않아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요. 뜨왈 드 주이(Tolie de Jouy) 패턴의 한복치마, 깃과 고름이 달린 블라우스, 레이스와 진주가 달린 댕기 등 전통적인 포인트가 한눈에 들어오지만 예스러움은 찾아보기 힘든 세련미와 우아함이 서화의 특징이에요. 한복의 참한 느낌과 세련된 무드가 공존하는 디자인이라, 첫 만남에 좋은 인상을 주기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소개팅 룩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고요.(웃음)”

'서화'에서 선보이는 한복 베이스의 페미닌룩. 페이드인 제공

'서화'에서 선보이는 한복 베이스의 페미닌룩. 페이드인 제공

홍보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꾸준히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덕에 우리 계정을 관심 깊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창업한 뒤엔 게시물을 많이 업로드하진 못했지만, 아직 근황을 물어봐 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제 계정과 브랜드 계정에 틈틈이 게시물을 올리고 있어요. 이를 바탕으로 한복을 좋아하는 분들, 페미닌룩에 관심이 많은 분들을 타깃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프리오 더를 진행했는데, 퓨전한복을 좋아하는 분들의 유입이 많았습니다.”

그 전에도 여러 사업을 경험하셨는데요. 어떤 사업을 하셨나요?

“첫 도전은 기부 굿즈 판매였어요. 키링이나 팔찌 같은 액세서리 만드는 걸 좋아해 취미처럼 시작했죠. 제품에 스토리를 엮으면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주실 거라 생각했고, 단순 판매를 넘어 상생의 선순환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구상했어요. 당시 친구와 함께 시장을 돌며 마음에 드는 자재를 찾고, 후원금을 전달할 기관과 접촉하는 한편, 대중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콘텐츠 제작까지, 게임 퀘스트를 깨듯 즐겁게 임했어요. 이후엔 음악 교육 플랫폼 스타트업 팀에도 참여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로 어플리케이션도 만들며 창업경진대회에 나가 수상하는 등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셨는데, 그때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셨나요?

“제가 욕심이 많아서 하고 싶은 건 다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입니다. 맨땅에 헤딩하다 보면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힘들어도 즐거우니 계속 할 수 있다는 자기 최면을 반복합니다. 기획을 실현하는 과정도 재밌고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건 새로운 사회를 만나는 것과 같아서, 그 분야의 문화와 사람을 접하며 새로운 정보를 얻고 공부하는 게 굉장히 재미있어요. 성장과 행복을 가치 중 최우선으로 두는 제 성향 상 가능한 듯 합니다. 몇 번의 실패를 겪기도 했지만, ‘이건 과정에 불과하다’ ‘성장통일 뿐이다’라 생각했어요. 뭐든 열심히 하며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면, 끝엔 성공이 기다린다고 믿어요.”

서화의 제품을 착용한 박 대표. 페이드인 제공

서화의 제품을 착용한 박 대표. 페이드인 제공

여러 번의 실패를 겪으면서도 이를 극복하고 재창업까지 하셨는데요. 대표님 만의 창업 노하우가 있나요?

“창업의 다른 말은 실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실체화하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죠. 일단 실천할 의지와 행동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 다음은 협업이에요. 완벽한 사람은 없고, 모든 걸 잘할 수도 없어요. 내가 어떤 걸 잘하고 또 못하는지 정확히 안 다음, 나와 합이 맞는 능력치를 가진 사람을 찾아야 해요. 저는 첫 창업 때 운 좋게도 좋은 동업자를 만나 많은 걸 배웠어요. 쉽게 접하기 힘든 정보를 얻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등 동업자가 가진 자산을 적극 활용했죠. 완성도에 집착하고 잡념이 많은 제 성향과는 달리 그 동업자는 생각을 효율적으로 하고 밀어붙이는 힘이 월등했어요. 돌아보면 그 동업자를 만나기 전과 후의 저는 아예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이후에 함께하게 된 다른 팀원들에게도 제가 갖지 못한 많은 것들을 배웠고 지금도 배우고 있어요. 나와 합이 잘 맞고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을 만나 고민을 나누고 업무를 분배하면 몇 배의 시너지를 낼 수 있어요. 혼자서 모든 걸 해낼 생각은 가능하면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너무 힘들고 외롭고 비효율적인 길이에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전문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최근 예술경영 분야로 진학해 학업과 브랜드 운영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예술학협동 석사과정을 공부하며 더 많은 도전을 준비 중입니다. 제 수첩에 앞으로 실현하고 싶은 수많은 기획을 메모 해두었어요. 앞으로 5년 동안은 지금 하고 있는 브랜드 ‘서화’와 학업, 그리고 서화에서 파생한 다른 프로젝트를 위해 계속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브랜딩을 공부하고, 홍보 콘텐츠를 고민하려고 합니다. 겨울을 대비한 캐시미어 코트와 새로운 패턴의 스커트, 봄 시즌을 위한 트렌치코트와 여러 형태의 셋업, 원피스 등을 만들고 있어요. 기대해주세요.”

장은진 창업 컨설턴트 ari.maroon.c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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