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 부산외항 입항
필요한 자재 선적 후 17일부터 본격 시추
민주당 "윤 비상계엄에 예산 멈추면 안 돼"
정부 주요 사업 감액 예산안 통과 시킬 듯
대왕고래 1차 시추 정부 예산 -98% 위기
산업부, 석유공사채 발행을 '플랜B'로 검토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부산항에 들어오면서 '동해 심해 가스전' 시추 작업이 본격 시작됐다. 문제는 예산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폭풍으로 제1당 더불어민주당이 기존 예산 수정안을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하기로 해 가스전 시추에 필요한 정부 예산 506억 원 중 98%가 감액될 가능성 높아졌다. 정부는 이대로 예산이 깎일 경우 사업에 지장이 생기기 때문에 한국석유공사를 통한 '공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비상계획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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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추선은 들어오고, 예산은 깎이기 직전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 1차 시추에 투입되는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이날 오전 6시 부산항 남외항에 들어왔다. 이 배는 보급 기지인 부산신항으로부터 7, 8일 동안 시추에 필요한 자재들을 실을 계획이다. 보급 작업을 마치면 17일 시추 작업에 돌입한다. 웨스트 카펠라호가 해수면 아래 1㎞ 이상 깊이까지 파고들어가 시료 암석층을 확보하는 데까지 약 두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추 시간표가 예정대로 진행되는 와중에 '시추 예산'은 대거 깎일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로 예산마저 손 놓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통과된 예산 수정안을 10일 단독 처리할 예정이다. 해당 예산안에서 정부가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 '1차 시추'에 필요하다고 제출한 예산 505억5,700만 원 중 497억2,000만 원(98%)이 줄어들었다. 산업부는 정부 예산 약 506억 원과 석유공사 자체 예산 500억 원을 합쳐 총 1,000억 원을 들일 예정이었지만 이대로면 1차 시추 예산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국회 "다른 예산이나 예비비 써라"...산업부 "끝까지 확보 시도"
국회에서는 시추 예산이 깎여도 당장 대왕고래 프로젝트 운용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예산 120억 원이 착수비로 쓰였고 석유공사 자체적으로 500억 원도 확보해둬 당분간 처리할 돈은 있다"며 "나머지 정부가 요청한 506억 원가량은 산업부 내 다른 예산을 이용 또는 전용하거나 예비비를 쓰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생각은 다르다. 산업부 관계자는 "1차 시추를 예측 가능하게 진행하려면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며 "산업부 내 다른 사업의 예산을 이·전용하는 것과 예비비를 활용하는 것도 기획재정부와 협의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서 이 관계자는 "10일 본회의에서 수정 예산안이 통과돼도 정부로 보내기 전까지 고칠 시간과 여지가 있어 막판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 플랜B 가동도 준비 중...'석유공사채 발행'
산업부는 예산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석유공사에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플랜B'도 고려하고 있다. 석유공사채는 정부가 보증하는 채권으로 신용 등급이 가장 높은 'AAA'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석유공사채는 채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공사채로 통한다"며 "발행하면 수요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석유공사채 발행 등을 검토하고는 있다"며 "만약 발행한다면 필요한 돈이 약 500억 원인데 이 정도 규모는 채권 시장에서 큰 액수가 아니라 조달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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