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임무 특사’에 ‘외교 책사’ 지명
안보보좌관·국무장관 거론됐던 측근
정보자문위원장엔 트루스소셜 CEO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국무장관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충성파 측근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일 미국대사에게 북한을 콕 집어 ‘해결사’ 임무를 맡겼다. 북미대화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14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리넬을 ‘특별 임무를 위한 대통령 특사’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리넬이 “베네수엘라와 북한 등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곳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8년간 북한과 함께 일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리넬의 직책이 북한만 전담하는 자리는 아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자가 북한을 언급하며 인선한 것은 2기 각료·참모 지명 과정에서 처음이다.
그리넬은 올해 대선 선거전 내내 트럼프 당선자의 ‘외교 책사’로 불렸던 인물이다. 한때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나 국무장관 같은 최고위 외교안보 요직 물망에 올랐을 정도로 트럼프 당선자의 핵심 외교안보참모로 통했다.
주요 이력을 보면 유럽통에 가깝다. 트럼프 집권 1기 때 독일대사(2018년 5월~2020년 6월)와 세르비아-코소보 평화협상 담당 대통령 특사(2019년 10월~2021년 1월)를 지냈다. 독일대사 때 '미국 우선주의'를 설파하고 유럽에 더 많은 방위비를 분담할 것을 요구해 트럼프 당선자의 신임을 얻었다. 그 덕에 정보 분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도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2020년 2~5월)에 기용됐다.
그리넬의 발탁은 전문성보다 외교관(觀)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그는 줄곧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적성국 정상과도 대화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는 트럼프 당선자의 신념에 적극 동조해 왔다.
대선 유세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재개 시도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한 트럼프 당선자는 조기 추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속내를 최근 내비쳤다. 12일 공개된 미국 시사 주간 타임 인터뷰에서 “북한의 개입 때문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끝내기가 더 복잡해졌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해 대북 접촉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가능성 타진에 착수했을 수도 있다. 그리넬 기용의 배경이다.
한편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본인 소유 SNS 트루스소셜의 데빈 누네스 최고경영자(CEO)를 대통령 정보자문위원회(PIAB) 위원장으로 지명했다. 연방 하원 정보위원장을 지낸 그는 트럼프 1기 초기 ‘러시아 스캔들’(2016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 정보기관과 협력했다는 의혹)을 적극 방어하고, 2021년 트럼프 당선자가 트럼프 미디어(트루스소셜 모회사) CEO를 맡기자 하원의원을 그만둔 충성파다.
주일본 대사로는 부동산·투자은행 기업가 출신 전 주포르투갈 대사 조지 글라스가 지명될 것이 유력하다고 미국 CBS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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