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정국 수습은 외면한 채 ‘반대 반대 반대’만 부르짖고 있다. ①윤 대통령 탄핵을 조직적으로 거부하더니 ②탄핵 심판을 다룰 헌법재판관 임명도 반대하는 상황이다. ③계엄과 탄핵 상황에서 사회 불안을 잠재우고 경제 손실을 만회할 국정안정협의체도 외면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 궐위 시(탄핵) 가능하지만 사고 시(직무정지)에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말씀 드렸다”라며 “국회에서 탄핵안이 소추된 이후에 재판 주체인 헌법재판관을 정하는 것은 법적 공정성 훼손”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헌법재판관 3인 추가 임명에 '불가' 입장을 못 박은 것이다. 헌법재판관 정원 9인을 채워 탄핵 가능성을 높이기보다 현재의 '6인 체제'가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렸다. 이대로면 재판관 6인이 전원 찬성해야 탄핵안이 인용된다.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윤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한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도 아직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당 차원의 대국민 사과를 내놓고 당 쇄신에 돌입했던 것과 딴판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민주주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적폐를 청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권 원내대표는 여야정이 함께하는 ‘국정안정협의체 구성’에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권 원내대표가) 제가 제안한 국정안정협의체에 대해 약간 비관적 생각을 갖고 있는데, 필요한 부분까진 저희가 다 양보할 수 있다”며 참여를 제안했지만, 권 원내대표는 명확한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이재명 대표에게 국정 주도권을 뺏길 수 없다’는 게 국민의힘의 지배적 정서다. 한 재선의원은 본보에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이 내심 계엄은 잘못이고 탄핵이 인용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라며 “다만 이재명 대통령 탄생만큼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생각해 비이성적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초선의원은 “지금 이 시점에서 야당을 자극해 한 줌의 지지층을 모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라면서 “국민과 싸우지 않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 변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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