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보안국에서 수제 폭발물 수령
대가로 10만 달러·EU 국가 피신 보장받아
러 "최대 종신형... 배후 요원도 찾아낼 것"
러시아가 수도 모스크바에서 군 고위 간부를 살해한 용의자를 하루 만에 검거했다. 체포된 남성은 우즈베키스탄인으로,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의 지시를 받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러시아 당국이 밝혔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날 "이고르 키릴로프 러시아 국방부 화생방전 방어사령관을 살해한 용의자를 체포·구금했다"고 발표했다. 용의자는 1995년생 우즈베키스탄인이다.
키릴로프 방어사령관은 전날 주거지 인근인 모스크바 랴잔스키대로 인근에서 폭사했다. 근처에 있던 전동 스쿠터(킥보드)에 강력 폭약인 TNT 100~300g이 담긴 폭탄이 장착돼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키릴로프 사령관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모스크바에서 암살당한 러시아 군 간부 중 가장 고위급이다. 함께 있던 소령도 숨졌다.
FSB는 "용의자가 우크라이나의 지령을 받고 키릴로프 방어사령관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에 포섭된 용의자가 수제 폭발 장치를 수령한 뒤 키릴로프의 거주지 인근에 주차된 전동 스쿠터에 장착했다는 것이다. 키릴로프의 거주지를 감시하기 위해 자동차를 빌려 와이파이 비디오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수집한 사진을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에게 전송한 혐의도 받고 있다. FSB는 "용의자가 살해 대가로 우크라이나로부터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와 유럽연합(EU) 국가 중 한 곳으로의 이동을 약속받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사건 직후 범인이 잡히기도 전에 배후로 SBU를 지목했다. SBU 역시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고위 관계자가 미국 CNN방송 등 외신에 "키릴로프는 우크라이나군에 화학무기를 사용한 전범이며 절대적으로 합법적인 표적"이라고 언급하는 등 자신들의 소행임을 사실상 시인했다.
수도 한가운데에서 고위 군 간부를 잃은 러시아는 보복을 예고했다. FSB는 "구금된 자는 최대 종신형을 받을 수 있으며, 테러 공격 조직에 관여한 우크라이나 특수 당국 요원들도 찾아내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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