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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수사 때 구속된 '군 공작 은폐 수사 책임자'도 계엄 모의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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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수사 때 구속된 '군 공작 은폐 수사 책임자'도 계엄 모의 참여

입력
2024.12.21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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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사이버댓글 수사본부장 시절 비리 전력
"명리학 공부" 밝힌 노상원은 계엄 기획 키맨
계엄 당일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 불러 회의
경찰, 국무위원 9명 조사... 조지호·김봉식 송치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수사 은폐·축소의 핵심 인물로 지목한 예비역 대령이 12·3 불법계엄 사전 모의에 참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수본부장)은 퇴역 군인들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주도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점거 계획을 세우고, 별도 수사단까지 꾸리려 한 점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2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수본은 노 전 사령관이 비상계엄 선포 당일(12월 3일) 경기 안산시 햄버거집에서 김용군 전 대령과 현직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 2명을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이날 '제2수사단’ 관련 논의를 했다고 한다. 계엄 이후 꾸려질 국군방첩사령부 합동수사단 안에 노 전 사령관 등 민간인이 포함된 별도 수사팀을 만드려 했다는 것이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이틀 전에는 문상호 정보사령관과 현역 대령 2명을 불러 선관위 전산서버 확보 계획을 세웠다.

국수본은 노 전 사령관이 단순한 조력자 수준을 넘어 이번 계엄을 진두지휘한 ‘키맨’으로 보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긴밀히 연락해 계엄 준비 과정은 물론이고 계엄 이후를 대비할 별도 조직을 꾸리려 하는 등 '내란'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 조사에서 "전역한 뒤에는 명리학을 공부하며 지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대령은 계엄 직후 휴대폰을 교체했지만, 국수본은 교체된 휴대폰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대령이 민간인 신분으로 현역 대령들과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을 지휘했다는 점이다. 계엄 당일 마련된 2차 회동에선 정보사 소속 대북공작부대(HID) 등을 동원해 별도 조사본부를 만드는 등 군 기밀 사항도 버젓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령은 2013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본부장 시절 이명박 정부 국군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사건'을 축소 은폐한 혐의로 2018년 1월 구속돼 불명예 제대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국방부 사이버 댓글 조사 TF(태스크포스)와 공조수사를 했다. 검찰은 당시 수사본부 부본부장을 구속했고, 구속영장 청구서에 김 전 대령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관여 혐의를 받는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20일 오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12·3 비상계엄 사태 관여 혐의를 받는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20일 오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국수본에 구속됐던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김 청장은 비상계엄 당시 조 청장과 함께 윤 대통령의 지시로 국회를 통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두 사람은 계엄 당일 오후 7시쯤 서울 삼청동 안전가옥에서 윤 대통령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장악할 기관' 등 윤 대통령 지시 사항이 적힌 문서를 받았다. 두 사람은 그러나 국회에서 “언론을 보고 계엄을 알았다”며 거짓말을 했다.

공조수사본부(공조본, 경찰 국가수사본부·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국방부 조사본부)는 이날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게 2차 소환 통보를 했다. 공조본은 윤 대통령 측에 25일 오전 10시에 피의자 신분으로 공수처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요청했다. 공조본은 16일 공수처 검사 명의로 윤 대통령 측에 18일까지 출석을 요구하는 통지서를 보냈지만, 윤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조사는 마무리 수순이다. 국수본은 이날까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한 당시 국무회의 참석자 12명 중 9명을 피의자·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윤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제외하면 조사가 끝났다. 국수본은 “김영호 장관은 지속적인 출석 요구에도 불구하고 검찰에 출석했다”고 밝혔다.


조소진 기자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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