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상]
조상의 '미디어아트&미디어 파사드'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사진을 찍는 인파들로 발디딜 틈 없이 붐빈다. 가로 72m, 높이 18m, 농구장 3개 크기(1,292.3㎡)의 초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에서 화려한 크리스마스 영상들이 펼쳐지는 '미디어 파사드 쇼'가 열리기 때문이다.
도심 대형 건물 벽을 캔버스 삼아 디지털 기술로 영상을 띄우는 '미디어 파사드'가 유행이다. 신세계백화점뿐 아니라 서울역 건너편 서울스퀘어, 서울 삼성동 코엑스 등 대형 건물 외벽에 형형색색의 다양한 영상들이 송출되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20년 넘게 미술과 융합예술을 연구해온 조상 전 서울예대 교수가 미디어아트의 개념과 접근 방식, 제작 현장과 대표적 사례 등을 담은 책을 냈다. 최근 도시 공간을 활용한 공공미술로서 자리잡은 이 분야의 이론과 실무를 총정리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첨단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한 21세기형 예술은 무한한 변신과 창조적인 융합을 실현하고 있다"며 "작가와 관객들의 관계가 가까워지고, 예술가의 위치와 성격도 혁명적이라고 할 만큼 달라진다"고 미디어아트를 소개한다.
다만 기술이 예술을 침범하지 않도록 둘의 영역을 구분한다. 그는 동양사상 등 철학과의 접목을 통해 둘의 차이를 설명한다. 실제로 그는 장자의 '호접몽'을 주제로 다양한 영상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책에 담긴 상세한 제작 과정은 이 분야 작업을 해온 작가들이나 지망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 대학원에서 순수미술과 미이어아트를 전공한 조 전 교수는 2023년까지 서울예대 영상학부 디지털아트과 교수로 재직했다. 조 전 교수는 2003년 서울시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디지털 환경조형물 개념설계 총괄을 맡았고,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한민국 대학국악제 무대 영상 및 미디어 퍼포먼스 연출을 진행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전남 순천만 대지미술 '달을 문 새'(2008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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