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원톱 좋다는 의견 많다"… 겸임 의지
친한계 "국민 눈높이 안 맞다… 알아서 하라"
탄핵 정국을 관리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따로 두는 '투톱' 체제엔 대체적으로 의견이 모였으나, 인물을 두고선 여전히 눈치 싸움만 벌이고 있다. 물밑에선 새 비대위원장의 자질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맞설 '전투력'이 필요하단 의견이 있는 반면, 향후 대선 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리더십이 필요하단 의견이 맞선다. 5선 중진 나경원, 권영세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비대위원장 지명권을 가진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2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명확한 일정을 내놓지 않았다. 권 원내대표는 "당의 위기 상황과 분열을 수습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조기에 해결할 수 있는 분이 적합하다"며 "여러 명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만 했다. 오는 24일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원장을 지명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나 의원의 강점은 '전투력'이다. 앞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 당시 그의 사퇴를 이끌어낸 것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이 국무위원 탄핵과 국정조사로 카드로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강도 높은 반격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한 중진 의원은 "이럴 때 민주당에 판판이 밀려서야 되겠나"라며 "새 비대위원장은 대야 전투력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가 사실상 경질되는 등 비교적 친윤석열계와 거리감이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외연 확장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많다. 한 초선 의원은 "새 비대위원장은 대선 관리까지 하게 될 가능성이 큰데 민심에 얼마나 소구할지 의문"이라며 "본인 색깔도 강해, 대선 후보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단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권 의원의 경우 '조용한' 리더십이 장점으로 꼽힌다. 박근혜 캠프와 윤석열 캠프에서 각각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선대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선거 승리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당 사무총장도 지낸 만큼 조직 관리에도 강점이 있다. 나 의원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 5선인데, 중도 성향의 수도권 감수성을 지녔단 평가가 나온다. 당 관계자는 "지금은 어떤 방식으로 민주당에 맞서든 국민적 반감만 살 뿐"이라며 "지금은 당을 추스르고 전열을 정비해 대선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내 '친윤' 색채가 비교적 강한데다, 검사 출신인 점은 부담으로 꼽힌다. 권 원내대표 역시 검사 출신이다.
반면 권 원내대표는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원톱 체제에 여지를 뒀다. 그는 "많은 의원들이 원톱이 좋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전달해 왔다"며 "의원들 총의로 뽑은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이 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 관계자 역시 "개별적으로 접촉해 보면 원톱 체제를 지지하는 의원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다만 '도로 친윤당' 논란을 보는 친한동훈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 친한계 핵심 인사는 "누가 하든 당을 말아먹을 게 불 보듯 뻔하다"며 "국민적 눈높이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 다른 친한계 의원도 "민심하고 이렇게 떨어져 있는데 누가 하든 무슨 의미가 있겠나"면서 "알아서들 하지 않겠나"라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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