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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79명 사망... "조류 경고 6분 뒤 외벽에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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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79명 사망... "조류 경고 6분 뒤 외벽에 충돌"

입력
2024.12.29 19:40
수정
2024.12.29 21:4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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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 57분 관제탑 조류 충돌 경보
2분 뒤 기장 조난신호 '메이데이' 요청
국내 발생 여객기 사고 최대 인명 피해
무안 특별재난지역 선포… 활주로 폐쇄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도중 외벽에 충돌한 뒤 폭발한 여객기 잔해. 연합뉴스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도중 외벽에 충돌한 뒤 폭발한 여객기 잔해. 연합뉴스

제주항공 여객기가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다가 추락하면서 179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기체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전소됐다. 국내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 중에선 사망자가 가장 많았고, 해외에서 발생한 국내 항공사 참사까지 포함해도 1983년 소련에 격추당한 대한항공 여객기 참사(269명 사망)와 1997년 대한항공 여객기 괌 추락 사고(228명 사망)에 이어 세 번째로 인명 피해가 컸다.

항공안전 총괄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기종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이날 오전 9시쯤 무안국제공항에 도착 예정이었지만, 오전 9시 3분쯤 공항 19번 활주로 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활주로에서 이탈했다. 여객기는 이후 활주로에 설치된 공항 항해 안전시설물을 치고 외벽과 충돌했다. 예기치 못한 착륙으로 여객기 동체는 화염에 휩싸였고 기체는 꼬리 쪽 부분만 남긴 채 전소됐다.

사고 여객기의 전체 탑승객은 한국인 173명과 태국인 2명, 승무원 6명 등 모두 181명이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사망했다. 수습된 사망자들은 공항 내 임시로 마련된 영안소에 안치됐다. 기체 후미 쪽 탑승자 가운데 중상과 중경상을 입은 승무원 2명은 구조돼 서울 소재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당국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지만, 사고 여객기의 착륙 직전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날 국토부에 설치된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의 사고 관련 브리핑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는 당초 1번 활주로 방향으로 착륙하려 했지만, 무안공항 관제탑은 오전 8시 57분쯤 조류 떼가 이동하니 충돌을 주의하라는 경보를 보냈다. 여객기 기장은 경보를 받은 지 2분 뒤인 8시 59분쯤 긴급 조난 신호인 '메이데이'를 요청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8시 54분 착륙 허가를 받고 1차 착륙 시도를 하다가 3분 뒤 조류 이동 조언을 받고 다시 재상승 운행했다"고 말했다.

관제탑은 사고 여객기가 당초 착륙하려던 1번 활주로의 반대 방향인 19번 활주로 방향으로 착륙을 허가했다. 여객기 기장은 메이데이 선언 뒤 착륙 장치(랜딩기어)를 내리지 못한 채 19번 활주로에 기체를 바로 대는 '동체 착륙'을 시도했다. 이후 착륙한 여객기는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9시 3분쯤 활주로 끝단에 있던 외벽에 충돌해 화재가 발생했다.

국토부는 활주로 설계 자체는 사고 원인이 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무안공항 활주로는 2,800m로, 이전에도 국내외 항공기가 운항을 했던 곳"이라고 했다. 정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은 블랙박스와 교신 기록 등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당국은 여객기에 설치된 2개 블랙박스인 비행기록장치(FDR)와 음성기록장치(CVR)를 모두 확보해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분석을 의뢰했다.

'12·3 불법 계엄'이 촉발한 탄핵 여파로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직무가 정지된 가운데, 정부는 가용 인력과 장비를 모두 동원해 참사 수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와 전남 무안군청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세 차례 주재하며 전남 무안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내년 1월 4일까지 7일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했다. 무안공항 활주로는 내년 1월 1일 오전 5시까지 폐쇄된다.

손현성 기자
무안= 조소진 기자
무안= 김태연 기자
무안=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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