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팀 소속 직원 고모씨
태국서 첫 가족 해외여행
3세 아들은 최연소 희생자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벌어진 제주항공 2216편 추락 참사 희생자 명단에는 올해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프로야구팀 KIA 타이거즈 소속 직원의 이름도 있었다. 사고 여객기에 함께 탔던 고인의 세 살배기 아들은 이번 참사의 최연소 희생자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 7C2216편에 탑승한 승객 175명에는 KIA 타이거즈 홍보팀 소속 직원 고모(43)씨와 그의 아내, 아들이 있었다. 고인은 다른 탑승객처럼 지난 25일 출발한 태국 여행을 다녀오는 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에 앞서 고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행지였던 태국 방콕에서의 기억을 사진과 글로 남겼다. 온가족이 함께 한 해외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인은 인스타그램 게시글에서 "하루를 가득 채운 일정에 피곤했지만 재미있게 놀아준 아들 덕분에 행복하다"고 했다. 방콕의 유명 사원 앞에서 찍은 기념사진에서 일가족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사고 소식을 접한 야구팬들은 고인의 SNS에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단란했던 가족의 일상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았다. 고인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올해도 감사했다고 연락드리려고 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다른 누리꾼은 "뭐가 그렇게 급해서 하늘이 이렇게 예쁜 가족을 데려갔는지 모르겠다. 그곳에선 세 분이 행복만 가득하길 빌겠다"고 추모했다.
야구계도 슬픔에 잠겼다. 베테랑 캐스터인 정우영 SBS 스포츠 아나운서도 사고 당일 SNS에 "일을 똑 부러지게 잘해서 우리 회사 야구 중계팀 모두가 좋아했다. 저도 물론 그중 하나였다"며 "끝까지 기적의 생환 소식을 기다렸지만 구조자 제외 전원 사망 소식과 함께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졌다"고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는 제주항공 사고기 탑승자 181명 중 생존 승무원 2명을 제외한 사망자 179명에 대해 신원 확인과 유해 수습을 이어가고 있다. 국토부는 30일 오전 무안공항 청사에서 탑승자 가족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열고 "오전 7시 25분 기준 140명의 신원 확인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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