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으로는 역추진 가능성 높아"
"연료 분출 여부 사고와 상관성 낮아"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둘러싸고 다양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활주로에 기체를 직접 접촉하는 '동체 착륙' 시 엔진 역추진 여부, 사고 전 연료 미분출 이유 등이 대표적이다. 사고 당시 영상을 분석한 전직 민항기 조종사 등 항공 전문가들은 30일 엔진 역추진이 작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지만 연료 미분출과 참사 피해와의 상관관계는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①엔진 역추진 기능 작동했나
승객과 승무원 181명 중 179명이 숨진 이번 참사는 여객기가 동체 착륙 과정에서 속도가 줄지 않아 활주로를 이탈, 콘크리트 구조물(로컬라이저 안테나)과 충돌하면서 피해가 커졌다.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착륙 장치(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것이 주된 원인이지만 속도를 줄여주는 보조 날개(플랩·스포일러)나 엔진 역추진(리버스 파워) 장치를 작동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전직 민항기 조종사는 "사고 영상과 사진을 보면 엔진(커버)이 열려 있는데, 이는 역추진 장치를 작동했다는 것"이라며 "활주로와 충돌하면서 열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기장이 비상 상황에서 역추진을 했을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② 연료 분출 왜 안했나
사고 피해를 키운 또 하나의 원인으로 사고 기종(보잉 737-800)에 '연료 배출 장치(Fuel Jettison System)'가 없었던 것이 지목되기도 했다. 착륙 전 공중에서 연료를 빠른 시간 내 배출하는 이 장치가 있었다면 동체 착륙 후 제동 거리와 충돌에 의한 폭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제주항공 여객기는 활주로를 이탈하는 '오버런' 이후 로컬라이저 안테나와 충돌한 뒤 화염에 휩싸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태국 방콕 수완나품공항에서 출발해 무안공항까지 날아오면서 연료를 소비한 상태라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공군 출신 한 전문가는 "지방공항의 중단거리 노선에 투입되는 여객기 대부분은 연료 배출 시스템이 탑재되지 않는다"며 "운항을 거의 마쳤기 때문에 고어라운드(복행·착륙을 시도하다 다시 고도를 높이는 것)할 연료를 남겨 놓았다고 해도 (사고 여객기가) 착륙 허용 중량을 초과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