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온전치 못해 장례 늦어… 고통스러워"
분향소 찾은 4만 명에겐 "덕분에 버텨" 감사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이 희생자들의 49재(2월 15일)까지 합동분향소를 유지해 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요청했다.
박한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2일 연 기자회견에서 무안국제공항을 찾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우원식 국회의장,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이같이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49재까지 분향소가 운영됐으면 하는 마음"이라 했다. 그러면서 "타 지역은 분향소를 철거하더라도 광주와 전남 지역 분향소만은 지켜달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한 이달 4일까지 분향소를 운영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박 대표는 "일반 장례는 사나흘이면 끝나지만 이번 참사의 시신은 (대부분) 온전하지도 않아 아직 시신 수습이 진행 중"이라 했다. 시신 인도·장례 절차가 길어지는 만큼 추모 공간 유지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호소였다. "유족들은 지금 이 시간이 고통스럽고, 이 자리에 있는 것 자체가 죽음"이라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박 장관은 "확답할 수 없지만 분향소는 단체장 재량에 따라 위치와 규모 등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최 권한대행을 비롯해 우 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무안공항을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유족은 이들과 면담에서 희생자와 유족을 향한 참기 힘든 무분별한 비난을 멈추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박 대표는 “희생된 분들에 대한 악의적 표현을 제발 멈춰 주시기 바라고, 남은 가족들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 역시 즉시 멈춰 달라”고 했다. 우 의장은 "가슴 찢어지는 희생에 대해 이런 저런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며 "국회 대책위원회에서 점검하고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다.
유족은 슬픔을 함께 나눈 시민들에게 감사 뜻을 표했다. 박 대표는 "형언할 수 없는 심정이지만 국민 여러분들의 위로와 관심 덕분에 버티고 있다"며 "전국 분향소를 찾아주신 국민 여러분과 공항까지 오셔서 유족들을 위로해주신 조문객들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전국 시도 20곳, 시·군·구 80곳 등 100곳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까지 전국에서 4만1,500여명이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무안공항과 이 공항 인근 무안종합스포츠파크 분향소에는 총 2만2,000명이 방문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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