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600시간 주기 안전 점검 통과했다"
하지만 이날도 같은 기종 ‘랜딩 기어’ 이상
영국 재보험사와 유가족 배상안 본격 논의
179명이 목숨을 잃은 제주항공 2216편 추락 참사의 여객기가 비행 600시간 마다 실시하는 정기 안전 점검(A 체크)을 최근 무사통과했다고 제주항공 측이 밝혔다. 제주항공은 모든 운항 여객기 점검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 날도 2216편과 같은 기종의 여객기가 운항 중 랜딩 기어(착륙 시 사용하는 바퀴)에서 이상이 발견돼 회항하는 일이 일어났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3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연 브리핑에서 "항공기가 600시간 정도 비행하면 유압 계통을 비롯해 여러 가지를 점검하는 절차가 있다"며 "마지막 점검일은 12월 20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와 별개로) 비행기가 출발하고 도착해서 하는 '중간 점검', 하루 비행이 끝나면 하는 '비행 후 점검' 등 일상적 점검이 있다"고 했다.
사고 항공기가 최근 비행 600시간 주기 안전 점검을 거쳤으며 운항 전 동체 육안 안전 점검에서도 이상이 없었다는 취지다. 송 본부장은 "안전과 관련해 계획을 소홀히 한다거나 해야 되는 것을 빠뜨린다거나 절대 그러지는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항공기 제작사 매뉴얼(지침)과 국토교통부 인가에 따라 계속 점검하고 있다"며 "A 체크 등 정해진 주기에 따라 철저히 점검한다"고 덧붙였다.
항공기는 상시적으로 진행되는 이륙 전 정비 외에도 '정기 점검'을 받아야 한다. 정기 점검은 주기에 따라 A, B, C, D 체크로 나뉘는데 D 체크로 올수록 점검 주기가 길어지고 점검 강도도 올라간다. C 체크의 경우 통상 1,2년 주기로 이뤄지는데 엔진을 분해해 점검하는 수준이고 D 체크는 짧게는 6년마다 하는데 기체 전체를 분해해 점검한 뒤 재조립한다.
A 체크는 가장 가벼운 수준의 정기 점검으로 비행기간이 600시간에 도달하면 받는 점검이다. 맨 눈으로 점검할 수 있는 항공기 내외관을 비롯해 엔진, 랜딩 기어, 항법 장치, 조명, 유압 시스템 등의 이상 여부를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이륙 정비 수준에서 진행한다.
사고 기종인 B737 정비를 담당하고 있는 정비사는 "통상 A 체크에서는 오일, 필터, 유압액, 타이어 등 소모품을 교체해 작은 결함을 방지하는데 목적이 있다"며 "항공기를 하루에 14~16시간씩 운영하는 저비용 항공사(LCC)에서는 점검 주기인 600시간도 금방 도달해 경정비를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장례, 유가족 원하는 방식과 절차대로"
한편 제주항공 여객기에서는 이날도 랜딩 기어 이상이 나타났다. 30일 오전 6시 37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101편이 이륙 직후 기체 결함이 발견돼 평택 상공에서 되돌아 온 것이다. 송 본부장은 "이륙 직후 6시 57분쯤 랜딩 기어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가 감지됐고 해당 편 기장은 지상 통제센터와 교신했다"면서 "별도 추가 조치를 통해 (랜딩 기어가) 정상 작동 됐지만 기장이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회항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주항공은 해외 재보험사와 유가족 배상 방안을 본격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송 본부장은 "어젯밤 재보험사 측이 한국으로 입국했다"며 "구체적 보험 지급 방식을 준비하고 유족이 요청하는 시점에 보험 처리 관련 협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고 항공기는 5개 보험사(삼성화재,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하나손해보험)에 총 10억 3,651만 달러의 항공보험에 들었으며 해당 보험의 재보험사는 영국 악사XL이다. 본격적인 손해 배상 협의는 장례 후에 이뤄질 것이란 설명이다. 송 본부장은 "현재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신원이 확인된 분이 141명으로 파악된다"며 "300여 명의 직원을 유가족과 매칭해 장례 지원 절차 등을 상의하고 의견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장례 절차는 유가족이 원하는 방식과 절차를 존중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제주항공 측은 여객기 탑승권 예매 취소가 늘고 있다고 확인했다. 송 본부장은 "평소보다 아무래도 이 상황이 있고 난 이후에 취소량은 많은 상황"이라며 "신규 유입량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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