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대기업 총수 주식재산 현황 분석
'트럼프·계엄 충격' 4분기에 5조2,000억 손실
총수 44인, 6조6,000억 원어치 가치 잃어
2024년 국내 주요 그룹 총수 44인의 주식평가액이 연초 대비 6조6,000억 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하락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12·3 불법 계엄 사태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총수 절반 이상이 지난해 평가 손실이라는 결과를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3조 원 가까이,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은 2조 원 넘게 잃었다.
기업 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 집단의 동일인에 해당하는 그룹 총수를 조사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주식 재산이 1,000억 원 넘는 한국 대기업집단 총수 44명 중 28명(63.6%)의 주식 가치가 내려갔다. 이들이 가진 총주식평가액은 2024년 1월 초 기준 64조7,728억 원에서 2025년 1월 초 기준 58조1,584억 원까지 떨어졌다. 특히 트럼프 당선과 불법 계엄 사태 등이 벌어진 3분기와 4분기 사이에 총 5조2,072억 원 손해를 보면서 전체 주식평가액이 8.2% 감소했다.
서정진·정의선은 주식 가치 상승
올해 1월 2일 기준 총수 중 주식재산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1조9,099억 원)이 차지했지만 2024년 초에 비해선 2조9,574억 원 줄었다. 2위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10조4,308억 원)의 주식평가액이 같은 기간 4,832억 원 오르면서 두 사람의 격차가 1조4,800억 원 수준까지 줄었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3조9,527억 원)은 카카오 주가 하락 여파로 보유 주식 가치가 2조1,659억 원 줄어 조사 대상 가운데 주식평가액 4위로 내려앉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4조2,912억 원)이 김 위원장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공정위가 지정한 대기업 집단 동일인이 아니어서 조사 대상에는 빠졌지만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초 보유 주식 가치가 10조1,852억 원까지 치솟았다. 메리츠금융지주 주가가 연간 70% 이상 오른 게 비결이다.
액수 기준으로 지난해 가장 재미를 본 건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2조4,917억 원)이다. 보유 주식 평가액이 1년 사이 9,502억 원 이상 올랐다. 증가율 기준으로는 박정원 두산 회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이 1,212억 원에서 3,456억 원으로 1년 동안 185.1% 뛰었다. 고려아연을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 중인 장형진 영풍 고문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도 보유 중인 고려아연 주가가 뛰면서 자연스레 보유 주식 가치가 80% 이상 늘었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88개 기업집단 중 연초 기준 보유 주식 가치가 1,000억 원을 넘는 총수 44인을 대상으로 했다. 총수의 주식재산은 총수가 상장사 지분을 직접 보유한 지분과 비상장사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보유한 지분을 합쳐 따졌다. 단 비상장사 우회 보유의 경우 해당 회사 지분을 50% 이상 가진 경우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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