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 마칠 때까지 한 번도 짖지 않아
이르면 6일부터 입양신청서 받을 예정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가족을 잃고 홀로 남겨진 반려견 ‘푸딩이’가 5일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푸딩이는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중 최고령자인 A(80)씨가 키우는 반려견이었다. A씨는 푸딩이를 함께 돌보던 일가족과 함께 태국 방콕으로 팔순 기념 여행을 다녀오다 참변을 당했다. A씨의 아내와 딸, 여섯 살 손녀 등 3대에 걸친 가족 9명이 사고를 당했고, 푸딩은 돌봐주는 이 없이 혼자가 됐다. 푸딩이는 현재 동물권 단체 '케어'에 의해 구조돼 보호를 받고 있다.
이날 푸딩이는 푸른색 옷을 입고 오후 2시쯤 임시보호자 품에 안겨 분향소로 입장했다.
분향소에 놓인 위패를 바라보던 푸딩이는 임시보호자가 국화를 들고 단상 앞에 서자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묵념 후 김영환 케어 대표가 추모사를 읽자 '제주항공 여객 사고 희생자 합동 위패'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분향소에 들어서면서부터 조문을 마치고 나올 때까지 한 번도 짖지 않았다.
케어 측은 구조 당시 "마을에 도착하니 마을회관 앞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며 "우리를 보자마자 반갑게 달려오는 모습이 영락없이 가족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어 "보호자 없이 마을을 배회하는 모습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푸딩이를 구조했다"며 "적절한 보호자가 나타날 때까지 푸딩이를 보호할 것"이라고 전했다.
푸딩이를 임시 보호하는 케어의 한 활동가는 "집에 있을 때 계속 현관을 보고 기운 없는 느낌"이라며 "줄만 들어도 밖에 나가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케어는 유족과 협의해 향후 보호자가 정해질 때까지 임시 보호할 계획이며 이르면 6일부터 공식 입양 신청서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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