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이지현 9단 vs 백 박정환 9단
결승 3번기 2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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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와중에 초읽기에 몰린 이지현 9단은 갈팡질팡한다. 백1 역시 확실한 선택을 내리지 못하면서 등장한 실수. 어찌 됐든 일단 11도 백1, 3으로 끌고 나가 승부처를 구했어야 했다. 백17까지 진행되는 초대형 바꿔치기가 쌍방 최선의 진행. 흑이 흑18로 끝내기한다면 2집가량 우세한 형세라 나오지만 실전 심리상 흑도 확신을 갖긴 쉽지 않은 변화다. 실전 백1의 악수 교환 이후 백3, 5로 상변 흑 대마를 잡으러 가는 것은 백의 유일한 선택지. 하지만 박정환 9단은 이지현 9단이 중앙에서 고심하는 동안 이 변화에 대한 수읽기를 이미 마친 것으로 보인다. 흑6, 8이 정확한 수순. 백이 백9, 11로 손해를 보며 잡으러 갈 수밖에 없을 때, 흑14, 18의 결정타가 등장했다. 흑22가 깊은 수읽기의 화룡점정. 12도 백1로 수를 메우면 수상전은 백의 승리. 그러나 흑6이 선수로 작용하면서 흑8에 두어 흑 대마가 삶을 확보한다. 실전 백23에 추궁할 때 흑이 먼저 흑24로 수를 메우면서 백이 도로 잡혔다. 이와 동시에 이지현 9단이 시계를 멈추며 박정환 9단의 흑 불계승으로 종국. 박정환 9단이 결국, 종합 전적에서 이지현 9단에게 2전2승으로 타이틀 획득에 성공했다.
우승 축하 인터뷰에서 박정환 9단은 “방금 끝나서 굉장히 얼떨떨하다. 중앙에서 응수타진을 잘못 받았다고 생각해 자책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마지막에 사는 수가 보였다. 프로 입단 후 꼭 우승하고 싶다고 생각한 기전이 국수전과 명인전이었는데 오랜 목표를 마침내 달성해서 너무 행복하다. 지금의 좋은 흐름을 이어나가 바둑 팬분들께 세계대회에서도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겠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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