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경호처 진압→수뇌부 '현장 체포' 방침
②무력 충돌 대비→특공대 투입은 신중
③인원 보강→특수단 외 인력 대거 보강
국회 8일 특검법 재표결 통과 여부 변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 등으로 꾸려진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성공하기 위한 방책을 고심 중이다. 공조본은 ①대통령경호처 수뇌부 현행범 체포로 지휘체계를 무력화한 뒤 ②투입 인력 충원으로 현장을 진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지난 3일 첫 집행에 실패한 공조본이 기한 연장을 위해 재청구한 체포영장은 7일 오후 발부됐다.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조본 내부에선 5시간 30분 만에 실패로 끝난 1차 집행 때와는 확연히 다른 전략이 있어야 윤 대통령 체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더욱 촘촘해진 경호처의 저지선을 뚫는 게 관건이다. 1차 집행 당시 체포팀이 진입했던 한남동 관저 내 산길 곳곳에는 원형 철조망이 설치됐고, 차벽을 이중 삼중 쌓은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 측에선 '경호처 수뇌부'를 먼저 체포해 지휘체계를 무너뜨리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특히 총책임자인 박종준 경호처장 체포 의지가 강하다. 경찰은 1차 집행 직전에도 공수처에 박 처장이 집행을 저지하면 현행범 체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현장에서 공수처가 난색을 표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단 관계자는 "수뇌부 4명만 체포해도 성과가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찰은 이미 박 처장과 김성훈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앞서 경호처 수뇌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수도 있다. 특수단이 소환장을 수 차례 보낸 것도 체포영장 신청 명분을 쌓는 수순일 수 있다. 특수단은 이날 2차 출석요구에 불응한 박 처장에게 10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는 3차 요구서를 보냈는데, 사실상의 '최후통첩' 성격을 띤다. 경찰은 통상 3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신청한다. 특수단은 1차 출석요구에 불응한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게도 각각 8일과 10일까지 출석하라고 재차 통보했다.
수사팀은 관저 진입로 확보를 위해 현장 투입 경찰 인력을 대거 충원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일각에선 헬기 동원이나 경찰특공대 투입 주장도 나온다. 민관기 전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은 한국일보 통화에서 "특공대 100명만 있어도 진압이 가능할 것"이라며 "장애물을 치우면서 선두에서 진로를 확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수단은 대테러 진압 작전에 특화된 특공대 투입은 무력 충돌도 불사한다는 의미로 비칠 수 있어서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다. 결국 경호처 인력에 버금가는 대규모 경력 투입으로 수적 우위를 점한 상태에서, 수뇌부부터 공략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 경찰 안팎에선 "3박 4일에 걸쳐 하루에 20~30명씩 체포해 경호 인력 전원을 진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공조본이 관저 앞까지 도달한다고 해도 윤 대통령의 근접 경호 인력을 물리치고 체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경호를 받고 있는 데다, 관저 내 보안시설 구조도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윤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특수단 내부에선 2차 집행 성공 여부가 오동운 공수처장의 의지에 달렸다는 시각도 있다. 오 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사법부에 의해 정당하게 발부된 체포영장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아 법치주의가 훼손되는 모습을 보이게 한 점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2차 영장이 (집행되면) 마지막 영장 집행이라는 각오로 철두철미 준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처장은 "체포영장은 판사의 명령장으로도 인식하고 있고 그 명령을 집행하는 것은 검사의 정당한 업무집행"이라며 "체포영장이 어떤 이유로도 방해돼선 안 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박종준 처장 등의 체포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특검'이 체포영장 집행의 변수가 될 수 있다. 8일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 특별검사법'이 재표결을 거쳐 통과된다면 수사 동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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