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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도 무너뜨린 '트럼프 스톰'…풍전등화 대한민국

입력
2025.01.09 00: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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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시간) 오타와 총리 관저 앞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타와=AP 뉴시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시간) 오타와 총리 관저 앞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타와=AP 뉴시스


미국의 경제·안보 이익 확대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무차별 압박이 캐나다 총리를 무너뜨렸다. 이달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트럼프가 국제질서를 어지럽게 흔드는 모양새다. 내란 정국으로 취약해진 한국에 비상이 걸렸지만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돌파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의 첫 번째 희생양이 됐다. 트뤼도는 캐나다산 상품에 25%의 고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위협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지난해 트럼프를 찾아가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했으나 면전에서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되지 그러느냐”는 조롱만 들었다. 최근 경제 실정 등으로 지지율이 추락한 상태에서 트럼프의 공격은 결정타가 됐다. 집권당 내 지지 기반을 잃은 트뤼도는 6일(현지시간) 사임을 발표했다. 트럼프의 입이 세계 11위 경제대국의 리더십을 갈아치운 것이다.

트럼프는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통상·안보를 무기로 쓰겠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북극권 전략 요충지인 덴마크령 그린란드와 중국의 주요 무역통로인 파나마운하를 미국 영향권 아래 두기 위해 미군을 투입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멕시코 정부가 미국으로의 불법 이민을 막지 않으면 고관세로 보복하겠다고 하는가 하면 캐나다에도 경제적 압박을 계속하겠다고 경고했다. 주권도, 세계질서도 신경 쓰지 않겠다는 태도다.

한국도 안전하지 않다. 한미동맹에 회의적인 트럼프는 대선 기간 한국을 ‘머니 머신(현금 인출기)’이라 불렀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부터 관세 인상,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등 닥쳐 올 현안이 첩첩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매주 월요일 외교통상협의체인 '대외경제현안 간담회'를 열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범부처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첫 회의에서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최 대행은 다짐했지만 정치 혼란이 계속되는 상태로는 불과 보름도 남지 않은 트럼프 2기 출범과 전방위 공세에 대한 대응과 전략의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다. 불안한 대행체제하에서 국익을 지키기 위한 초당적 협력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정치적 불확실성 제거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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