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 줄줄이 금리 인하
7월 DSR 3단계 전 '막차' 수요
토허제 해제로 강남 3구 이어
'키 맞추기' 마용성도 매수세

3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초·강남권 아파트 일대. 뉴스1
대형 시중은행들이 본격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잠잠했던 부동산 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토지거래허가제 해제로 들썩이는 강남권에 이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서도 매수세가 활발해졌다. 다만 금리 인하와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동시에 시행되며 강남을 비롯한 서울 상급지에만 자금이 몰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오는 6일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0.2~0.3%포인트 인하한다. 지난달 12일 주담대 상품을 0.2~0.6%포인트 내린 후 약 3주 만의 추가 인하다. 농협은행뿐만 아니라 우리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이 주택 관련 대출 금리를 0.2%포인트 안팎으로 낮췄거나 낮출 예정이다.
금리 인하에 반등 효과로 '마용성'도 움직여
금리 인하 기조에 최근 주담대 대출 수요는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대출을 옥죄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상환비율(DSR) 제도가 7월 시행될 예정이라 '지금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국내 5대 은행의 지난달 2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6조2,772억 원으로 전월 말보다 2조6,184억 원 증가했다. 한때 잠잠했던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의 대출 관련 문의도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토지허가거래제 해제로 매매가가 급증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영향으로 다른 상급지들의 집값도 움직이기 시작하며 수요자들 사이에선 대출을 서둘러야 한다는 인식이 퍼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토지허가거래제가 해제된 송파구는 전주 대비 0.58% 급증했고, 강남구(0.38%), 서초구(0.25%)도 오름세가 지속됐다. 키 맞추기 효과로 같은 기간 마포구(0.02%→0.09%) 용산구(0.02%→0.08%) 성동구(0.01%→0.10)도 오름폭이 커졌다. 서울 성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집값이 다시 오르고 금리도 낮아지고 있어 빨리 상급지로 갈아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집주인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엇갈린 정책 영향, 일부 상급지에만 유리"
침체됐던 부동산 시장이 일부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영향은 일부 상급지에서 머물 것이란 분석이 많다. 2월 넷째주 서울 전체가 0.11% 상승했음에도 노원구(전주 대비 -0.03%) 동대문구(-0.02%) 강북구(-0.02%) 등은 하락세인 점이 이를 방증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강남권과 한강변 등 서울 주요 주택시장은 활력을 띠겠으나 서울 전체로 영향이 퍼질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특히 토지허가거래제 해제 전후로 한쪽에선 금리를 인하하고 다른 쪽에선 가계대출 관리 강화 압박이 이어지는 형국이라 사실상 고소득자들에게만 유리한 구조가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격차가 심각해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짙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에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은 5일 부동산 시장 점검 회의를 열어 각종 제도 영향과 가계대출 동향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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