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아이유·박보검 첫 호흡
'동백꽃..' 임상춘 작가, '나의 아저씨' 김원석 감독
"부모 세대에 보내는 헌사, 자녀 세대엔 응원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애순을 연기한 아이유와 관식을 연기한 박보검. 넷플릭스 제공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당차고 야무진 제주 소녀로 돌아온다. 7일 공개되는 넷플릭스의 올해 최고 기대작인 ‘폭싹 속았수다’에서다. ‘호텔 델루나’(2019) 이후 6년 만의 드라마 복귀다.
아이유·박보검, 임상춘·김원석 만남에 들썩
아이유는 5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열린 ‘폭싹 속았수다’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이 맡은 애순을 “눈물도 웃음도 꿈도 많은 소녀”라며 “가진 건 많지 않지만 마음속 곳간은 꽉 채워져 있는 아이”라고 소개했다. 이 드라마는 1960년대 제주에서 시작해 시대의 질곡에 웃고 울었던 서민, 애순과 관식의 65년 인생을 담았다. 애순의 젊은 시절은 아이유, 중년은 배우 문소리가 연기했고 관식의 청년기는 박보검, 중년은 박해준이 연기했다.

5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폭싹 속았수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아이유. 뉴스1
드라마는 제작 초기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대표적인 청춘 스타인 아이유와 박보검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데다 ‘쌈, 마이웨이’(2017) ‘동백꽃 필 무렵’(2019) 등을 쓴 임상춘 작가와 ‘미생’(2014) ‘시그널’(2016) ‘나의 아저씨’(2018) 등을 연출한 김원석 감독이 뭉쳤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애순 역에 아이유를 캐스팅한 데 대해 “임상춘 작가 대본은 연기를 정말 잘해야 한다”며 “새침한 모습, 사랑스러운 모습, 서글프게 펑펑 우는 모습 등을 자유자재로 연기할 수 있는 연기자 중 애순의 요망진 알감자 이미지를 가진 배우는 (아이유 외에) 다른 사람이 생각이 안 났다”고 말했다. '요망지다'는 '야무지다'는 의미의 제주 방언이다.
동갑내기인 아이유와 박보검은 10대 때 광고 촬영 현장에서 처음 만난 후 20대 때 ‘프로듀사’(2015)에서 짧게 만난 게 전부다. 아이유는 “박보검씨와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춰보는 건 처음이었는데 이상하게 첫 촬영부터 하나도 떨리지 않았다”며 “아이디어를 편하게 나눌 수 있는 좋은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애순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한 아이유와 문소리의 고민도 깊었다. 문소리는 “애순의 말투를 비슷하게 하려고 아이유와 서로 대사를 바꿔 읽어보기도 했다”며 “아이유의 (볼에 있는) 점이 저한테는 시그널 같은 거여서 분장팀이 (제 볼에) 점 찍어주면 ‘나는 아이유다, 애순이다’라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제공
"부모 세대에 헌사, 자녀 세대엔 응원가"

'폭싹 속았수다'에서 중년의 애순을 연기한 문소리. 넷플릭스 제공
‘폭싹 속았수다’에는 한국 현대사의 굴곡이 고스란이 담겨있다. 6·25 전쟁 고아인 애순의 어머니는 전국을 떠돌다 열여덟 살에 제주에 와 물질을 배웠다. 하지만 욕심 많은 애순은 답답한 제주를 떠나려 한다. 첫 직선제 대통령 선거, 1997년 외환위기 등 굵직한 사건들도 애순의 삶을 관통한다. 김 감독은 “이 드라마는 조부모님과 부모님 세대에 대한 헌사이자 자녀 세대에 대한 응원가”라고 말했다. 제목 ‘폭싹 속았수다’는 ‘정말 수고하셨다’는 의미의 제주도 방언이다.
배우들도 대본을 읽고 많이 울었다. 문소리는 “부모님 생각도 많이 나서 대본을 넘길 때마다 많이 울었다”며 “대본을 보고 이렇게 많이 운 건 데뷔한 이래 처음”이라고 말했다. 16부작인 이 드라마는 7일부터 매주 4회씩 4주에 걸쳐 공개된다. 드라마 전 회차를 한꺼번에 공개해왔던 넷플릭스가 시간 차를 두고 공개하는 것은 이 작품이 처음이다. 김 감독은 “몰아보기 하기엔 길고, 1.5배속으로 보면 정수를 느낄 수 없는 드라마”라며 “곶감 빼먹듯 하나씩, 오픈 타이틀부터 엔딩 스크롤까지 꼭 천천히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원석 감독이 5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폭싹 속았수다' 제작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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