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보다 18억 달러 감소한 4092억 달러
"외환스와프 규모 확대로 인한 일시적 감소"

6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화 지폐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100억 달러 밑으로 떨어져 4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화값 급락을 막기 위해 체결한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거래 규모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를 보면, 2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092억1,000만 달러로 전월 말보다 18억 달러 감소했다. 이는 2020년 5월 말(4,073억 달러) 이후 최저치다. 감소폭은 전월(45억 달러)보다 축소했으나, 두 달 연속 외환보유액이 쪼그라든 것이다. 한은은 외환스와프 규모 확대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미국 달러 약세로 인해 기타 통화 외환자산의 달러 환산액 증가 등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규모 확대 등으로 외환보유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외환당국은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 직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외환스와프 한도를 5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늘렸다. 한은의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해외자산에 투자한 국민연금은 나중에 달러로 되갚는다. 이 때문에 거래 당시에는 달러 매입 수요를 줄여 환율 상승을 억제하는 한편 일시적으로 외환보유액이 줄어든다. 자산별 외환보유액 구성을 보면, 국채·회사채 등이 포함된 유가증권은 46억4,000만 달러 줄어 가장 감소폭이 컸다.
최근 달러 약세로, 환율 안정을 위한 시장 개입 수요는 전월보다 크지 않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약 0.5%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달러화가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불안심리로 작용하며 달러화를 지탱하겠지만, 하반기에는 물가·고용의 완만한 둔화세로 달러화 약세가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1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4,110억 달러)는 세계 9위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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