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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 업 덕에 뮤지컬 올려요" 스물 아홉 뮤지컬 창작자의 도전은 계속된다

입력
2025.03.17 20:00
수정
2025.03.17 20:1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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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창작 지원 뽑힌 이다민 작가
'리딩공연' 마치고 10월 본 공연 예정
재단 지원 '튠업 음악교실'서 기타 배워
대학 진학해 전공...꿈 키운 청년도
문화예술 분야에 19년간 683억 지원
"문화 생태계 만드는 사명감 공 들여"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이다민 시나리오 작가가 10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예진 기자

이다민 시나리오 작가가 10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예진 기자


"시나리오를 써 작곡가 친구와 작품을 장편화했지만 연출자, 배우 등과 마주 닿기는 쉽지 않았어요. CJ문화재단의 '스테이지업'을 통해 현업에 있는 분들을 만나 작품의 발전 방향에 골몰하고 상업화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2023년 CJ문화재단의 뮤지컬 창작자 지원 사업의 대상자로 뽑힌 이다민(29) 작가의 말이다. 10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에서 그를 만났다.

이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극 창작 협동 과정에 다니던 중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구상하고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우애'를 뜻하는 '프라테르니테'(fraternité)가 작품 이름. 유산층(부르주아) 변호사인 빅토르가 무산층(프롤레타리아) 굴뚝 청소부인 청년 제르베와 함께 혁명에 나서는 줄거리다. 하지만 이를 무대에 올리려면 좋은 연출가와 배우를 만나고 제작사, 투자자, 공연장도 구해야 했다.

때문에 이씨와 같은 뮤지컬 창작자에게는 '리딩공연'(배우가 대본을 읽고 노래 부르는 가운데 대본을 수정하거나 음악을 보완하는 제작 과정)이 필수다. "영화는 시나리오만으로도 좋은 작품을 분별할 수 있지만 음악과 노래가 있는 뮤지컬은 리딩공연이 꼭 필요한 발전 과정"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유명 작가가 아닌 이상 리딩공연 준비는 만만치 않은 일이다. 국내에서 이 같은 공연은 곳곳에서 열리기 때문에 제작사 관계자, 투자자가 일일이 돌아보기도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 공연계 큰손인 CJ ENM을 품고 있는 CJ그룹이 운영하는 재단의 '스테이지업' 프로그램에 이름을 올리면 이 과정이 수월해진다. 2023년 74개 팀이 응모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던 이유다. 재단은 당시에는 세 팀을 뽑았는데 올해부터는 네 팀을 선정할 계획이다.

결국 프라테르니테는 2024년 4월 서울 종로구 대학로 CJ아지트에서 리딩공연을 마쳤으며 10월 본공연을 올릴 예정이다. 이 작가는 "연출가, 배우와 매칭을 통해 작품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관객과의 만남을 작품 개발의 기회로 쓰게 됐다"며 재단의 지원 내용을 설명했다. 재단은 작품 제작비, 리딩공연 제작비 말고도 창작 지원금 1,000만 원을 지급했다.


이다민 시나리오 작가가 10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예진 기자

이다민 시나리오 작가가 10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예진 기자

김기언 "튠업 음악교실서 기타 배우며 친구 사귀어"

CJ문화재단이 종로구 서울다솜관광고에 인디 뮤지션을 초청해 진행한 방과후 수업 '튠업 음악교실'에서 전기 기타를 배운 김기언 학생. CJ문화재단 제공

CJ문화재단이 종로구 서울다솜관광고에 인디 뮤지션을 초청해 진행한 방과후 수업 '튠업 음악교실'에서 전기 기타를 배운 김기언 학생. CJ문화재단 제공


CJ문화재단이 지원하는 '튠업 음악교실'을 계기로 대중음악 악기 연주를 배우고 대학 실용음악과에 진학한 학생도 있다. 올해 명지전문대에 진학해 기타를 전공 중인 김기언(19)씨 얘기다.

재중동포인 부모님을 따라 2016년 중국 남부 광시성 난닝시에서 인천시 부평구로 이주한 중국 국적자인 김씨는 종로구 서울다솜관광고에 진학했다. 다문화 가정 청소년을 위한 공립 대안학교인 이곳의 학생들은 문화·언어 배경이 각기 다르다. 재단은 이 학교에서 학기 중 매주 화요일 오후 3시 방과 후 수업인 튠업 음악교실을 열었다. 인디 뮤지션이 학교를 찾아와 대중음악 연주를 수강생에게 가르쳤는데 CJ문화재단이 학생들에게 악기를 제공한다.

김씨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친구를 많이 사귈 수 있었고 수업에서 합주하고 공연을 준비하며 많이 친해질 수 있었다"며 "의사소통 걱정은 하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2022년 1학년 1학기에 드럼 수업을 들었던 김씨는 같은 해 2학기부터는 전기 기타로 배우는 악기를 바꿨다. "드럼을 칠 때 팔과 함께 발까지 쓰면서 박자를 맞추기 어려웠다"고 한다. 서울다솜관광고를 졸업할 때까지 이 수업에서 전기 기타 연주를 익힌 그는 사설 음악 학원에 가지 않고도 대학에 갈 수 있었다. 그의 꿈은 원래 축구선수였지만 "메탈리카 같은 헤비메탈 밴드를 만드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재현 이사장 "문화생태계 만드는 사명감"

CJ문화재단의 인디 뮤지션 지원사업 ‘튠업’에 선정돼 지원받았던 가수 죠지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2023년 8월 열린 '케이콘 LA 2023'(KCON LA 2023) 무대에서 공연하는 모습. CJ ENM 제공

CJ문화재단의 인디 뮤지션 지원사업 ‘튠업’에 선정돼 지원받았던 가수 죠지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2023년 8월 열린 '케이콘 LA 2023'(KCON LA 2023) 무대에서 공연하는 모습. CJ ENM 제공


재단은 2010년부터 스테이지업, 튠업과 함께 영화 창작자 지원사업 '스토리업'을 펼치고 있다. 스테이지업이 배출한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2013년 초연 이후 누적 1,000회 공연을 하며 12주년을 맞았다. '라흐 헤스트' '홍련' 등의 뮤지컬도 나왔다. 튠업 지원을 받은 멜로망스, 카더가든, 새소년 등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재단은 2022년 임유리 감독을 스토리업에 뽑았으며 그는 임선애 감독의 멘토링(자문)을 거쳐 단편영화 '메아리'를 만들었다. 이 영화는 지난해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의 '라 시네프'(La Cinef) 부문에 초청받기도 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 주관 민간 공익법인 문화예술 후원 현황 조사 결과 2023년 국내 112개 법인이 1,824억 원을 지출한 가운데 CJ문화재단의 기여도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재단은 전했다. ARKO는 다양한 지표를 반영해 이 같은 결과를 뽑았지만 법인별 지출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고 재단 측은 전했다. 재단은 2006년 설립 이후 19년 동안 총 863억 원을 문화예술 분야에 지원했으며 뮤지션 79개팀, 시나리오 작가·감독 202명, 창작 뮤지컬 73편에 힘을 보탰다고 밝혔다.

식품, 물류와 함께 콘텐츠 제작·유통이 주 사업인 CJ그룹이 재단을 통해 대중문화 예술 생태계를 만드는 데 공을 들이는 것은 지속가능성이 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전략으로 풀이된다. 의미 있는 사회공헌이 사업의 저변을 다지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이재현 CJ문화재단 이사장은 "젊은 신인 예술인을 발굴해 문화 산업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며 "문화 사업은 문화생태계를 만드는 사명감을 갖고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CJ문화재단 기업 이미지(CI). CJ문화재단 제공

CJ문화재단 기업 이미지(CI). CJ문화재단 제공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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