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서 중국·이란·러시아 차관 회담
3국 연례 해상 훈련도 완료...군사 밀착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베이징=AFP 연합뉴스
중국·러시아·이란이 '이란 핵 문제' 논의차 베이징에 집결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제안을 거절한 이란이 보란 듯 기존 우방 세력인 중국·러시아와의 밀착세를 형성하는 모양새다.
1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러시아·이란 등 세 나라는 14일 베이징에서 이란 핵문제 논의를 위한 차관급 회담을 개최한다.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회의를 주재하고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이 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회담은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핵 협상 제안'을 일축한 직후 열린 것이라 더욱 시선이 쏠린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고강도 경제 제재로 '최대 압박' 정책을 고수하고, 군사적 조치를 하겠다는 식으로 으름장을 놓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돌연 하메네이에게 핵 문제를 협상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7일 밝혔다. 이에 하메네이는 이튿날 "(트럼프의 협상 제안은) 여론을 오도하기 위한 기만 행위"라며 거부했다. 이번 회담에서 세 나라 차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응할 3국 간 연대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연례 해상 안보 훈련으로 '군사 밀착'도 계속

이란군이 12일 제공한 사진에서 이란, 러시아, 중국 관리와 해군 요원들이 3국 합동 군사 훈련인 '해상 안보 벨트'에 참석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세 나라는 최근 이란 남동부 아라비아해 호르무즈 해협 근처 오만만에서 열린 연례 '해상 안보 벨트' 훈련에서도 손발을 맞췄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이란, 러시아가 11일 이란 근처에서 모의 납치된 상선에 대한 야간 사격 및 구조 연습을 마쳤다"고 밝혔다.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해로다. 중국 매체들은 "해상 테러 등 비전통적 안보 위협에 대한 대응에 초점을 맞춘 훈련"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지만, 사실상 세 나라 간 '호르무즈 해협 공동 사수' 의지를 확인한 훈련으로 해석된다.
워싱턴은 3국 간 밀착을 우려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마호니 미 해병대 부사령관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이라는 상이한 4개 나라가 '복합적이고 적응력이 큰 글로벌 위협 체계'를 형성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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