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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관세 700%' 언급은 자동차 관세용 전술? "트럼프에 농락당한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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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관세 700%' 언급은 자동차 관세용 전술? "트럼프에 농락당한 일본"

입력
2025.03.13 17:00
수정
2025.03.13 17:14
1 0

美 행정부 "일본 쌀 관세 700% 미쳤다"
트럼프, 이튿날 "일본은 미국 차 안 사"
쌀 관세 압박해 차 관세 올리려는 전략
日언론 "트럼프 전술에 말려 농락당해"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2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2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일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잇따른 '일본 관세 때리기'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 때 관세 문제를 피해 화기애애했던 모습은 사라졌고 일본이 가장 민감해하는 쌀과 자동차 관세까지 거론해서다. 일본 안에선 "트럼프 정부에 농락당하고 있다"는 불쾌한 반응과 함께, 미국이 쌀과 자동차를 묶어 거래에 나설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13일 일본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쌀 관세 700%' 발언을 자동차나 다른 제품에도 고율 관세를 적용하기 위한 전략적 발언으로 보고 있다.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1일 "일본의 쌀 관세는 700%나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하고 균형 잡힌 무역관행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 담당 수석 고문도 같은 날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쌀) 700% 관세는 미쳤다"고 주장했다. 바로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미국은) 일본 자동차를 너무 많이 사는데 일본은 미국 자동차를 안 산다"며 자동차를 언급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비롯한 일본 집권 자민당 의원들이 9일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당대회에서 손을 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도쿄=지지·AFP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비롯한 일본 집권 자민당 의원들이 9일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당대회에서 손을 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도쿄=지지·AFP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 달 2일 상호 관세 도입을 앞두고 쌀과 자동차 관세를 한꺼번에 거론하자 불안해하는 분위기다. 원하는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다른 문제를 끌어들여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거래 방식이 작용할 수 있어서다. 미국은 전에도 일본에 쌀 시장 개방을 요구한 뒤 이를 철회하는 조건으로 다른 제품의 관세 인상을 끌어낸 바 있다. 무역·통상 관련 부처 관계자는 아사히에 "쌀 고율 관세를 이유로 전혀 다른 분야의 관세를 인상하려고 하는 것이 미국의 노림수"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쌀과 자동차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고율 관세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정권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자동차는 지난해 대미 수출액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만큼 일본 경제·산업을 떠받치는 기둥이다. 농가는 집권 자민당 지지세가 강한 편이라 쌀을 건들 경우 정권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닛케이는 "집권 자민당에선 미국이 쌀 시장 개방을 압박할 경우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의 부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걱정한다"고 전했다.

총리 관저에선 우선 미국이 자동차 관세 부과를 예고한 "다음 달 2일까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사히는 "(일본 정부가) 트럼프 정부에 일거수일투족 농락당하는 것이 현실이며, 트럼프식 거래에 말려들었다"고 꼬집었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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