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구제역 위기경보 '심각'으로 상향
전남도 생산 한우 수출 모두 중단 위기
지자체들 봄축제 개최 여부 17일 논의

16일 전남 영암군 한 한우농장 앞에서 방역본부 관계자들이 긴급 방역을 하고 있다. 지난 14일 전남 최초로 구제역 확진 사례가 나온 영암군에서는 전날에도 농장 3곳에서 구제역이 추가 발생했다. 영암=연합뉴스
전남 영암군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인근 무안군으로 확산했다. 지자체들은 방역에 비상이 걸렸고 수출길이 막히게 된 축산 농가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16일 전남도와 구제역 중앙사고수습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무안군의 한 한우 농가에서 구제역이 확인됐다. 지난 14일 영암군 한 한우농장에서 구제역 확진 사례가 나온 데 이어 방역 당국이 설정한 방역대(3km) 밖에서 추가 발생한 것이다. 전날 영암군의 다른 한우농장 3곳에서도 구제역이 확인돼 전남에서 구제역 발생 농가는 총 5곳이 됐다. 방역 당국은 해당 농장들에서 사육 중인 소를 살처분하는 등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농장에서 구제역 발생은 2023년 5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특히 전남도는 지금껏 확진 사례가 없었던 구제역 청정지역이었지만 한순간에 한우 수출길이 막히게 됐다. 현재 한우 수출을 위해 수출 검역 조건이 타결된 국가는 홍콩, 캄보디아, 마카오,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5개국이다. 구제역 발생 시 세계무역기구(WTO) 지역화 협정에 따라 캄보디아를 제외한 국가들은 전남 이외 지역에서 사육·도축한 한우만 수출이 가능해진다.
전남에서는 호남 최대 시설을 갖춘 나주축산물공판장에서 도축된 한우가 홍콩으로 수출됐지만 구제역 발생 직후 도축이 중단됐다. 당장 이달 말 1톤가량 선적 예정이었으나 수출이 어려워졌다. 하루 소 200마리, 돼지 1,800마리 도축이 가능한 나주공판장은 코로나19 여파를 딛고 지난해 하반기 홍콩 수출을 재개했으나 1년도 안 돼 난관에 봉착했다.
지자체들은 새 봄맞이 축제 개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전남에서는 매년 이맘때 광양 매화축제(3월 7~16일), 구례 산수유꽃축제(3월 15~23일),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3월 29~4월 1일), 영암 왕인문화축제(3월 29~4월 6일) 등이 열린다. 이 축제들은 수십만 명에서 많게는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 취소 시 지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구제역 유입 우려로 인해 도와 각 시군은 17일 봄 축제 정상 개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축제 개최 여부는 시군들의 결정에 달려 있다"며 "다만 구제역이 빠르게 확산하는 만큼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논의의 장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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