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6대 1 경쟁 뚫은 칠곡 할매래퍼 '수니와칠공주' 새 멤버는 누구?
알림
알림

6대 1 경쟁 뚫은 칠곡 할매래퍼 '수니와칠공주' 새 멤버는 누구?

입력
2025.03.18 16:46
수정
2025.03.18 18:43
0 0

18일 경북 칠곡군 지천면사무소서 오디션
6명 지원, 자기소개·노래·글짓기 관문 거쳐
치열한 경쟁 끝에 신4리 '이선화 할머니' 선정

18일 경북 칠곡군 지천면사무소 대강당에서 수니와칠공주 신입 멤버를 뽑는 오디션이 진행되고 있다. 참가자들은 미리 준비한 막춤 등 장기를 선보였다. 칠곡=김재현 기자

18일 경북 칠곡군 지천면사무소 대강당에서 수니와칠공주 신입 멤버를 뽑는 오디션이 진행되고 있다. 참가자들은 미리 준비한 막춤 등 장기를 선보였다. 칠곡=김재현 기자

18일 전국 최고령 래퍼그룹 '수니와칠공주'의 신입 멤버 오디션이 열린 경북 칠곡군 지천면사무소 대강당. 이른 아침부터 힙합모자와 야구 점퍼, 황금빛 목걸이, 선글라스로 꾸민 힙한 할머니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원년 멤버 고 서무석 할머니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마련된 이번 오디션에 총 6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동네 이장, 외지인, 라이벌팀의 리더 등 지원자 면면도 다양했다. 대구 수성구에서 1시간 거리를 달려온 강정열(75) 할머니는 독학으로 랩을 공부하고 수니와칠공주가 활동하는 마을 경로당을 찾아 비법을 캐묻기도 했단다. 강 할머니는 "수니와칠공주 공연을 보고 감동받아 지원했는데, 합격하면 칠곡으로 이사할 계획"이라며 "떨리기는 하지만 준비한 대로만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칠곡에서 수니와칠공주의 라이벌인 또 다른 래퍼팀 '텃밭 왕언니'의 리더 성추자(82) 할머니도 도전장을 내밀며 강팀으로 이적을 시도했다. 성 할머니는 "동료 멤버들도 섭섭한 기색 없이 응원해줘 용기를 내 지원했다"며 "활동 분야가 넓은 수니와칠공주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18일 경북 칠곡군 지천면사무소 대강당에서 수니와칠공주 신입 멤버를 뽑는 오디션이 진행되고 있다. 참가자들이 받아쓰기를 하는 모습. 칠곡=김재현 기자

18일 경북 칠곡군 지천면사무소 대강당에서 수니와칠공주 신입 멤버를 뽑는 오디션이 진행되고 있다. 참가자들이 받아쓰기를 하는 모습. 칠곡=김재현 기자

오디션은 총 6개 관문을 거쳐야 했다. 심사위원들은 자기소개, 초등학교 수준의 받아쓰기 시험과 제시된 단어로 동시 쓰기, 애창곡 부르기, 춤추기 등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 끼와 표현력 등 대중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을 표출할 수 있는지 여부를 집중 평가했다. 참가자들은 무대에 오르자 긴장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무반주 노래 부르기, 막춤 추기 등 장기를 마음껏 뽐냈다. 받아쓰기 도중 참가자들이 제대로 듣지 못해 "다시 함(한 번) 불러 주소!"라고 하자, 오디션장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18일 경북 칠곡군 지천면사무소 대강당에서 수니와칠공주 멤버들이 오디션 참가자들을 지켜보고 있다. 칠곡=김재현 기자

18일 경북 칠곡군 지천면사무소 대강당에서 수니와칠공주 멤버들이 오디션 참가자들을 지켜보고 있다. 칠곡=김재현 기자

치열한 경쟁 끝에 칠곡군 지천면 신1리에 사는 이선화(77) 할머니가 새 멤버로 선발됐다. 이 할머니는 노래 대신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을 낭송하고, '랩'과 '글짓기' 등의 분야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나머지 참가자들은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최종 선발된 이 할머니를 진심으로 축하했다. 이 할머니는 "합격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가족이 기뻐할 것 같다"며 "가장 어린 막내로 선배 할머니들을 위한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수니와칠공주 리더 박점순(84) 할머니는 "새 식구가 들어와 기쁘다"며 "기존 멤버들과 단합해 더 훌륭한 무대를 만들겠다"고 환영했다.

18일 경북 칠곡군 지천면사무소 대강당에서 열린 수니와칠공주 신입 멤버 오디션에 합격한 이선화(왼쪽 두 번째) 할머니가 멤버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칠곡=김재현 기자

18일 경북 칠곡군 지천면사무소 대강당에서 열린 수니와칠공주 신입 멤버 오디션에 합격한 이선화(왼쪽 두 번째) 할머니가 멤버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칠곡=김재현 기자

2023년 8월 창단한 수니와칠공주는 평균연령 85세로, 경북 칠곡군 지천면 신4리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명세를 타며 'K할매'라는 별칭을 만들어 냈다. 이들은 한글을 배워 인생의 애환이 담긴 자신들의 이야기를 랩 가사로 풀어내며 주목을 받았다. 올해 5월에는 폴란드 출신 파트리차 스카프스카(34) 감독이 제작한 할매들의 생활상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현지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18일 경북 칠곡군 지천면사무소에서 열린 할매 래퍼그룹 '수니와칠공주' 신입 멤버 선발 공개 오디션에서 이선화 할머니가 최종 선발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경북 칠곡군 지천면사무소에서 열린 할매 래퍼그룹 '수니와칠공주' 신입 멤버 선발 공개 오디션에서 이선화 할머니가 최종 선발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칠곡= 김재현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