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 'TV 비드라마 화제성' 1위
"가명 사용, 시청자가 출연자를 캐릭터로 받아들이는 효과"

'나는 솔로'는 출연자들이 영수 영식 상철 광수 옥순 영숙 현숙 등 가명을 사용하는 데이팅 예능이다. ENA, SBS 플러스 캡처
'나는 솔로'는 출연자들이 영수 영식 상철 광수 옥순 영숙 현숙 등 가명을 사용하는 데이팅 예능이다. 이러한 가명은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됐다. 회차가 거듭되면서 이름에 대한 고정관념이 어느 정도 생겼는데, 그 결과 가명과 관련해 '이름값의 고충'을 겪는 출연자도 생겼다.
ENA, SBS 플러스 '나는 솔로'는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솔로 남녀들이 모여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극사실주의 데이팅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굿데이터 코퍼레이션이 집계하는 펀덱스 차트의 'TV 비드라마 화제성' 1위에 오르는 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연애 프로그램다운 설렘을 늘 선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출연자들 사이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잘 포착하며 '욕하면서 보는 프로그램'이라는 평을 듣는 중이다.
'나는 솔로'의 정체성 된 이름들
사랑을 찾아 나선 남녀들은 자신의 진짜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다. 영수 영식 상철 광수 옥순 영숙 현숙 등 제작진이 부여한 이름을 사용하고, 최종 선택 때 자신이 마음에 두고 있던 이성에게 본명을 알려준다. '나는 솔로' 남규홍 PD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가명을 사용하게 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틀을 만들어 사람들한테 기억을 시켜야 그 프로그램의 고유한 정체성이 드러난다. '영수라든지 영철이, 영숙이 이런 친근한 어르신들의 이름이 반복해서 나오는 프로그램이 있다'라고 기억해 주시면 수많은 프로그램 중에서 기억되기 쉽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물론 이 외에도 '나는 솔로'가 가명을 사용하는 이유가 있을 터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본지에 "가명이 아닌 본명을 사용한다면 이야기가 더 리얼해 보인다. 다만 가명을 쓰면 사람들이 출연자를 하나의 캐릭터로 인식하고, 부담 없이 쇼처럼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출연자 입장에서도 실명 노출에 대한 부담감이 적어든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점들을 갖고 있는 가명의 사용은 다른 연애 예능과 차별화되는 '나는 솔로'만의 정체성으로 자리잡게 됐다.
고정관념 탓에 생긴 문제
주목할 점은 이러한 가명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공개된 25기의 서사에서도 이러한 고정관념이 드러난다. 영수는 자신의 가명을 받아든 후 자신의 이름으로 광수 영호 영식 상철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수 좋다. 스마트하지 않나. 전 기수에서 잘나신 분들이었다. 그런데 난 아직 거기까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옥순은 인기가 많고 매력적인 여성이고, 광수는 똑똑한 남성이라는 등 '나는 솔로' 속 가명에 대한 이미지가 생기고 있다.
안타까운 부분은 고정관념 탓에 생기는 피해도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수의 출연자들이 공개되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들에 대한 평가글이 게재된다. 특히 옥순은 외모 평가의 대상이 된다. 일부 네티즌들은 옥순의 외모가 자신의 취향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의 매력을 제대로 들여다보기 전에 악플부터 남기곤 한다. 25기 옥순 역시 이러한 피해를 받고 있다.
가명의 사용이 '나는 솔로'의 정체성 중 하나가 된 건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 생긴 고정관념으로 피해를 입는 출연자가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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