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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전임 기시다도 상품권 뿌려"…日 자민당은 '검은돈' 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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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전임 기시다도 상품권 뿌려"…日 자민당은 '검은돈' 체질?

입력
2025.03.19 16: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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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기시다도 10만 엔 상품권 배포"
기시다 측 "적법"… 스가 측 "선물 전달"
자민당 관행 된 총리의 검은돈 살포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 총리가 지난해 8월 14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 질문을 듣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 총리가 지난해 8월 14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 질문을 듣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 정계를 흔들고 있는 '상품권 스캔들'이 이시바 시게루 현 총리를 넘어 전직 총리까지 번지고 있다. 이시바 총리 전임인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도 재임 시절 집권 자민당 의원들에게 상품권을 뿌렸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19일 보도했다. 기시다 전 총리의 전임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도 의원들에게 선물을 배포했다. 일본 정치 지도자가 같은 당 의원에게 검은돈을 뿌리는 악습이 일본 정치에선 관행으로 이어져 온 것이다.

아사히에 따르면 기시다 정권 때인 2022년 일본 정부 부처 정무관(한국 차관보와 비슷)에 취임한 한 자민당 의원은 그해 기시다 전 총리 비서로부터 10만 엔(약 97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았다. 총리 공관 간담회(회식) 날 받았는데, 이시바 총리가 백화점 상품권을 전달한 방식과 같았다. 이시바 총리 비서도 지난 3일 총리 공관 회식에 참석한 15명의 초선 중의원 사무실에 '회식 선물'이라며 10만 엔짜리 백화점 상품권을 전달했다. 또 다른 자민당 관계자도 아사히에 "(기시다 총리 측으로부터) 1,000엔(약 9,700원)짜리 상품권 100장을 받았다"며 "회식에 참석한 다른 의원들도 받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7일 도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지지·EPA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7일 도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지지·EPA 연합뉴스

상품권 배포 사실이 드러난 후 기시다 전 총리 측 대응도 이시바 총리와 같았다. 이시바 총리는 앞서 개인이 정치인에게 금품 기부 행위를 금지한 '정치자금규정법' 저촉 논란에 "의원들 격려 차원에서 건넨 돈이고 정치활동과 연관이 없기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기시다 총리 사무소는 아사히 질의에 서면으로 "사교 모임부터 정치단체 모임 등 여러 활동이 있지만 모두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형태와 방식은 달랐지만 기시다 전 총리의 전임인 스가 전 총리도 금품을 돌린 것으로 추정된다. 스가 전 총리 사무소는 아사히에 "총리 재임 기간 정치인을 포함한 다양한 분들과 회의했고 그때 기념품을 드린 적이 있다"며 "모두 법령 범위 안에서 적절하게 실시했다"고 답했다. 아소 다로 전 총리 측은 "노코멘트"라며 답을 피했다.

전현직 총리 4명의 답변에서 알 수 있듯 총리의 의원 상대 금품 살포가 자민당 내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시바 총리와 같은 돗토리현에 지역구를 둔 마이타치 쇼지 자민당 참의원은 지난 16일 "역대 총리들도 관례로 (상품권 배포를) 해 왔다"며 이시바 총리를 옹호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실을 오인한 추측"이라며 발언을 철회하기도 했다. 아사히는 "상품권 배포 행위가 이전에도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자민당 안에선 관행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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