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바르고 고운 우리말 글귀 선정, 발표
첫 글귀 '창문 열면 바람, 마음 열면 행복이…'
한글문화도시 정체성·브랜드 강화 도움 될 듯

세종시청사. 세종시 제공
세종시가 광화문글판처럼 ‘바르고 고운 우리말 글귀’를 선정, 다달이 발표한다. 지자체로는 최근 국내 유일의 한글, 한국어 관련 사업 추진 부서인 한글문화도시과 신설에 맞춘 사업이다. 한글문화도시로서의 정체성과 브랜드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는 따뜻한 우리말 글귀를 통해 시민들이 일상에서 우리말의 아름다움과 마음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바르고 고운 우리말 글귀를 매달 선정해 발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처음 발표된 글귀는 ‘창문을 열면 바람이 들어오고, 마음을 열면 행복이 들어옵니다.’ 3월 중순 처음 발표되는 글귀인 점을 고려해 4월에도 활용할 수 있는 문구로 정해졌다. 특히 이 글귀는 '마음을 여는 것'이 곧 성장과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반영, 행정수도를 지향하는 도시답게 새로운 소통과 개방성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종시 관계자는 “시민과 공무원의 추천, 한글사랑위원회 정기회의 등 자문을 거쳐 결정했다”며 “다음 5월의 글귀는 ‘가정의 달’을 염두에 두고 선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고 고운 우리말 글귀’ 선정과 발표는 교보생명 본사 외벽의 광화문글판을 닮았다. 공공장소인, 수도 서울 중심(종로 1)에서 계절에 맞춰, 1년에 네 차례씩,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글귀가 걸리는 글판이다.

광화문글판. 교보생명 누리집 캡처
1991년부터 계절별로 선정, 발표되는 광화문글판과 달리 세종시의 바르고 고운 우리말 글귀는 매달 선정, 발표된다. 시 관계자는 “분기별 선정 의견도 있었고, 1년 열두 달 모두 의미 있다는 의견 등 다양한 제안이 있었다”며 “최종 월 1회 선정하기로 한 만큼 시민들에게 더 많은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광화문글판처럼 선정된 글귀를 효과적으로 알릴 상징적인 물리적 공간이 세종에는 없다는 데 있다. 이에 세종시는 선정된 글귀를 각 부서와 산하기관에서 사용하는 공문에 우선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종이, 버리면 쓰레기 다시 쓰면 자원’ 같은 상투적 문구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현수막과 전광판, 각종 전단(리플릿)과 고지서 등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접하는 매체들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김려수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아파트 거주 비율이 높은 만큼 엘리베이터 내 광고판도 하나의 매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시민들이 더 다양한 방법으로 예쁜 우리말 글귀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난데없는 3월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 시민이 광화문 봄글판 앞으로 지나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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