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 결함 탓 '스타라이너'→'크루 드래건' 타고 귀환
비행사들, 우주서 유영 기록 달성·인터넷 전화 통화도
트럼프 "바이든 탓 귀환 늦어져"…나사 "예산 등 문제"

18일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출발해 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 해안에 안전하게 도착한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소속 우주비행사들이 스페이스X 우주선 주변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탤러해시=EPA 연합뉴스
지난해 6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달했지만 9개월 넘게 귀환하지 못했던 우주비행사들이 마침내 지구로 돌아왔다. 미국 보잉사의 유인 우주선 '스타라이너'를 타고 지구를 떠났던 이들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을 타고 돌아왔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18일(현지시간) '크루 드래건' 캡슐이 이날 오전 1시 5분(미 동부시간 기준)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우고 ISS를 출발, 17시간 뒤인 오후 5시 18분에 대기권 진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후 오후 5시 57분 멕시코만(미국식 명칭 미국만) 연안인 미 플로리다주(州) 탤러해시 해안에 안전하게 입수하는 데 성공했다.
재닛 페트로 나사 국장 대행은 "이들이 ISS에서 몇 달간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게 돼 매우 기쁘다"라며 "우리는 인류의 이익을 위해 지구에서부터 달과 화성까지의 경계를 넓혔다"고 밝혔다. 나사에 따르면 이들은 286일 동안 우주에 머물렀고, 지구를 4,576회 공전했다. 나사 우주비행사들의 평균 임무 기간인 6개월보다 긴 셈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소속 우주비행사인 수니 윌리엄스(가운데)가 18일 미 플로리다주 탤러해시 해안에 착륙한 뒤 스페이스X의 우주선에서 빠져나오면서 손인사를 하고 있다. 탤러해시=AFP 연합뉴스
앞서 지난해 6월 5일 스타라이너를 타고 첫 유인 시험비행에 나선 우주비행사 배리 부치 윌모어(63)와 수니 윌리엄스(60)는 당초 8일간 우주에 체류할 목적으로 지구를 떠났다. 하지만 스타라이너가 시험 비행 중 ISS 도킹 과정에서 헬륨 누출과 기동 추진기 고장 등 기체 결함 관련 여러 문제를 노출했다. 이에 나사는 우주비행사 안전 문제를 이유로 스타라이너를 무인 상태로 지구로 복귀시켰고, 대신 이들의 지구 귀환에 스페이스X 우주선을 활용키로 했다. 이들의 비행 임무가 9개월이나 길어진 까닭이다.
전직 미 해군 조종사 출신인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각각 항공모함 조종사와 헬리콥터 조종사로 활동했었다. 윌리엄스는 이번 비행에서 우주를 총 62시간 6분 유영, 역대 우주 유영 기록 중 4위를 달성했다. 여성 우주인으로서는 가장 긴 우주 유영 기록이기도 하다. 침례교 장로인 윌모어는 수개월 동안 가끔씩 온라인 예배에 참석하고, 인터넷 전화를 이용해 종종 교인들과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소속 우주비행사들을 태운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 캡슐이 미국 플로리다주 멕시코만(미국식 명칭 미국만) 연안으로 하강하고 있다. 탤러해시=AP 뉴시스
AP통신은 "우주비행사들은 귀환 연기 소식을 잘 받아들였지만 가족들은 힘들어했다"며 "현재 윌모어는 직접 깎은 잔디의 향을 맡고 싶어 하고, 윌리엄스는 반려견들과 산책 및 바다 수영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45일간의 재활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위해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보잉의 유인 시험비행 실패로 이들의 귀환은 정치적 문제로 비화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머스크는 1월 우주비행사들의 귀환을 앞당기겠다면서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이들을 너무 오랫동안 우주에 머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나사 측은 제한된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장기 체류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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