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 평양행
북한군 파병 대가 놓고 흥정할 듯
김정은 러시아 방문 조율 관측도

세르게이 쇼이구(왼쪽)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국방부 장관을 맡던 2023년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크네비치 군 비행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시설을 설명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평양을 찾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메시지를 전달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쇼이구 서기의 방북은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이번엔 북한군 파병에 따른 대가와 김 위원장의 방러 조율을 비롯한 현안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21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평양에 도착한 쇼이구 서기는 김 위원장에게 "푸틴 대통령의 따뜻한 인사와 안부를 전하고 싶다"며 "그(푸틴 대통령)는 당신(김정은 위원장)과 도달한 합의 이행에 최고의 관심을 기울인다"고 전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도 "쇼이구를 단장으로 한 러시아 안전이사회대표단이 평양에 도착했다"면서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김정규 외무성 부상 등이 대표단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쇼이구 서기가 북한에 전한 메시지에는 러시아가 북한과 체결한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따를 것이며, 이 문서가 양측의 이익을 완전히 충족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와 더불어 김 위원장과 최근 재개된 미국과 러시아의 대화, 우크라이나 상황, 다른 지역은 물론 한반도의 안보 문제를 특별히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쇼이구 서기의 평양 방문 이후 양국 간에 눈에 띄는 상황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러시아가 24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휴전 및 흑해 안보 문제 등을 논의하기로 한 상태라, 쇼이구는 김정은에 휴전협상과 관련한 설명을 했을 것"이라고 보면서 "그간 이뤄진 북한군의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 파병에 대한 구체적인 대가도 이야기 나눌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실제 쇼이구 서기가 김 위원장과 만날 때마다 북러관계엔 굵직한 변화가 잇따랐다. 쇼이구 서기가 국방부 장관이던 2023년 7월 방북한 직후엔 김 위원장의 러시아 극동 지역 방문이 전격 성사돼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의 북러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9월 방북 이후에는 북한이 우크라이나전에 1만 명 이상의 대규모 병력을 파병하며 북러 간 군사협력이 현실화됐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을 모스크바로 초대한 만큼 김 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 일정도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5월 9일 80주년 전승절이 유력한 방러 시기로 거론돼 왔는데, 실제 이를 계기로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를 찾는다면 시간이 촉박해 준비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17일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이 북한을 찾아 최선희 북한 외무상 등과 잇따라 회담한 점도 김 위원장의 방러 일정 조율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한 언급과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군이 신병을 확보한 북한군 포로에 대한 북송 문제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양 교수는 “미국과 러시아 간 휴전안에는 포로 교환 문제도 있기 때문에, 북한은 포로 교환 협상 시 북한군 포로를 모두 북한으로 보내달라는 요청을 할 수도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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