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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북극성 1호

입력
2015.05.1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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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을 내뿜으며 솟아오르는 미사일 옆면에‘북극성_1’이라고 쓴 붉은색 글자가 선명하다. 북한이 8일 함경남도 신포 앞 동해상에서 전략잠수함탄도탄(SLBM) 수중 사출시험에 성공했다며 공개한 사진이다. SLBM은 압축공기 등을 이용해 미사일 본체를 물 위로 밀어 올린 뒤 목표 쪽으로 방향을 잡아 점화하는 자세제어 기술이 중요하다고 한다. 북한은 거기에 더해‘북극성_1’이라고 쓰인 면이 카메라에 잡히도록 자세를 제어했으니 더욱 대단한 기술이다. 물론‘포샵’기술일 가능성 커보이지만.

▦ 북한에서 북극성은 광명성과 함께 김정일을 지칭한다. 수 많은 별들이 북극성 주위를 돌 듯 김정일이 당과 인민의 한 가운데에 존재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북한은 탄도 발사체에 천체 용어를 붙이길 좋아한다. 탄도미사일은 화성(火星)시리즈다. 스커드_B개량형은 화성 5호, 스커드_C개량형은 화성 6호다. 1990년 5월 한미 정찰첩보망이 함남 함주군 노동리에서 존재를 확인하고 노동1호로 명명했던 미사일은 화성 7호다.

▦ 노동2호라고 했다가 발견된 지명에 따라 무수단으로 명명된 것은 화성 10호. 이번 SLBM 사출시험 발사체는 이 화성10호를 축소한 화성 11호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한미 군사정보 당국은 발사체가 발견된 지명에 따른 명명과 별도로 KN(북한국가분류코드) 넘버로 분류하기도 한다. 2012년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 군사퍼레이드에서 공개된 대륙간탄도탄(ICBM)은 KN_08이다. 북한은 이를 화성 13호로 부른다. 이 탄도미사일의 추진체는 2012년 12월12일 광명성 3호 위성을 쏘아 올린 은하 3호 로켓과 같다.

▦ 심각한 경제난을 겪는 북한이 ICBM과 SLBM 개발에 몰두하는 것은 전략 핵투발 수단을 갖춤으로써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많다. 항상 실제보다 과대 포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이번 북한 SLBM사출 시험이 잠수함이 아니라 수중 바지선이나 암초를 이용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하다는 KN_08도 모형일 가능성 꾸준히 제기돼 왔다. 분석이 맞다면, 그런 허장성세가 언제까지 통할 수 있을까.

이계성 수석논설위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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