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파괴로 인해 야생동물의 수가 급감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최근 세계자연기금(WWF)은 지구생명보고서(Living Planet) 2018을 통해 전 세계 4,005종의 척추동물을 조사한 결과 40여년 전에 비해 60%의 개체수가 줄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동물이 멸종하는 속도 역시 인류가 출현하기 이전보다 1,000배 가량 빠르다고 추정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사라지는 동물을 복원하는 일은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이유가 생긴 것 같습니다. 바로 각종 재난과 해수면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 받고 있는 ‘기후변화’인데요. 영국의 왕립학회 자연과학회보 최신호는 야생에서 모습을 감춘 순록이나 코뿔소 등의 초식동물을 복원하는 작업이 기후변화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특집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보도는 스웨덴 우메오대 생태학자 요한 올룹슨 박사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올룹슨 박사는 지구 북부의 얼어붙은 땅인 툰드라 일대에서 순록과 같은 대형 초식동물이 기온상승을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온난화로 인해 툰드라 일대에서 나무와 관목이 자라면서 열을 흡수해 토양이 녹게 되고, 이 얼어붙은 땅에 갇혀 있던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가 방출돼 기후변화가 더 가속되는 악순환이 문제였는데요. 이때 초식동물들이 이 지역에서 자리를 잡게 되면 이들이 나무와 관목 싹을 먹어버리면 이 문제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올룹슨 박사의 주장입니다.
올룹슨 박사는 “이 방법은 북극 지역에서 지구 온난화를 완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라고 강조했죠.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의 젠스 크리스티안 스베닝 교수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주장일 수도 있지만,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분명하다”며 올룹슨 박사의 주장을 지지했습니다.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기후변화를 야생동물들과 함께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