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추정… 응답자 55%만 “미세먼지 감축 위해 세금 낼 의사”
미세먼지로 생산 활동이 제약을 받으면서 발생한 손실이 지난해 4조원이나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국민은 2명 중 1명 꼴이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7일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보고서에서 “지난해 미세먼지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2% 수준인 4조23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연구원이 지난달 18∼28일 전국 성인남녀 1,008명에게 미세먼지로 인한 산업별 체감 제약 정도를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추정 산출됐다. 미세먼지 제약은 전체 평균 6.7%로 나타났는데, 주로 실외에서 일하는 농ㆍ임ㆍ어업이 8.4%로 체감 제약 정도가 가장 컸고, 이어 기타서비스업 7.3%, 전기ㆍ하수ㆍ건설 7.2%, 도소매ㆍ운수ㆍ숙박업 5.6%, 광업ㆍ제조업은 4.5% 순이었다.
이를 산업별 종사자 수 비율을 감안한 명목 GDP 금액으로 환산한 뒤 365일로 나누는 방식으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날 미세먼지로 실외 생산 활동에 제약이 생기거나 매출이 타격을 입어 발생한 하루당 손실을 계산한 결과 1,586억원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지난해 전국 평균 주의보 발령일수(25.4일)를 곱한 결과가 4조230억원이다.
마스크를 사는 등 미세먼지에 대처하기 위해 가계가 지출한 비용은 가구당 월 평균 2만1,260원으로 조사됐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비용(세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55%, 없다는 45%였다. 지불 의사가 없는 이유는 ‘세금을 내도 미세먼지가 예방될 것이라는 믿음이 없음’(47.7%), ‘이미 납부한 세금으로 예방해야 함’(40%), ‘경제적 여유 없음’(8.8%) 등의 순이었다. ‘미세먼지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는 응답은 3.5%였다.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일을 반으로 줄이기 위해 지불 가능한 금액은 가구당 월평균 4,530원으로 조사됐다. 지불 의사가 있는 가구에 한정할 경우 월평균 8,240원이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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