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26일 탈북민 1명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한 사실을 북한 보도가 나온 뒤에야 인지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군의 경계 태세에 구멍이 뚫렸을 가능성이 높아 보여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가 열린 사실을 알리면서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비춰보면 월북 시점은 1주일 전쯤으로 추정되지만, 우리 정부와 군 당국은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합동참모본부는 보도 8시간여 만에 “북 공개 보도와 관련, 일부 인원을 특정해 관계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월북자는 2017년 탈북해 김포에 거주하던 24세 김모씨일 가능성이 높다. 개성 출신인 김씨는 3년 전 한강 하구를 통해 탈북했으며 최근 김포 강화도 교동도를 사전 답사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당국은 지난달 중순 김씨가 탈북민 여성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자 월북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북한이 코로나19 감염자로 의심되는 김씨의 월북을 이유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선포한 만큼 정확한 월북 배경과 경위를 파악해야 한다.
앞서 지난해 6월 강원 삼척항 북한 목선 무단진입, 지난달 충남 태안에서 발생한 소형 보트를 이용한 중국인 밀입국 등 잇따른 경계 실패 사건 발생 때마다 우리 군은 사건 은폐ㆍ축소에만 급급했다. 현재 합참 전비검열실이 감시장비 녹화영상 등 대비태세 전반을 확인 중이다. 탈북민이 수영으로 재입북한 것이라면 관측과 대응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 인접 지역에서조차 기강 소홀로 경계가 뚫린 것이라면 심각한 문제다. 군은 신속하고도 철저히 진상을 조사한 뒤 결과를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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