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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복합치, 말과 복장의 하나 됨

입력
2021.03.10 22:0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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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펜트하우스2' 오윤희(유진). SBS 영상 캡처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2' 오윤희(유진). SBS 영상 캡처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인기가 대단하다. 선악의 경계를 흐트러뜨리며 극단으로 치닫는 캐릭터들의 매력에 '포텐'을 터뜨리는 배우들의 외모와 스타일링도 한몫하고 있다. 영화 벤허, 혹성탈출로 유명한 미국의 배우 찰턴 헤스턴도 연기를 위해서 "나는 먼저 캐릭터가 입는 것, 사용하는 물건, 그 주변에 있는 것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라고 외적 중요성을 언급했다.

현대인의 일상에서도 외모와 스타일링은 마치 보디랭귀지처럼 개개인의 취향, 위치, 성향 등을 드러내는 매개체이다. 작은 차이로도 승패가 갈리는 사회생활에 있어서 ‘TPO-Time(시간), Place(장소), Occasion(상황)’에 맞으면서 돋보이는 옷차림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포텐을 터뜨려주는 요인도 된다. 어떻게 하면 TPO에 맞으면서도 돋보이는 스타일링을 할 수 있을까?

필자의 저서, ‘옷으로 마음을 만지다’와 펜트하우스의 캐릭터들의 사례를 빌려 ‘사회생활 만렙(경험 최고치) 스타일링’을 하려면, 언행일치처럼 전통적인 TPO에 복장부터 목적과 의도를 합치해서 각인시키는 ‘언복합치(言服合致)’가 필요하다.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TPO를 디폴트(기본값)로 두고, 언복합치의 요소가 되는 ‘Appearance(보여짐), Destination(목적지), Dye(물들임)’를 더한 ‘add TPO’를 차용하면 좋다.

첫째, Appearance, 무엇을 보여 줄까? 살다 보면 자신의 장점이나 능력을 드러내다 상대에게 수를 읽혀 결정적인 순간에 손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한다. 장점이나 능력을 감추기도 하고 때론 어필해서 쟁취도 해야 한다. 심수련을 참조하자. 보통 미디어에서 복수하는 역할은 본래와 반대되는 강한 스타일링을 하는데 그녀는 아니었다. 외면은 여리고 우아한 스타일링을 지속하는 반면 내면은 쉬지 않고 복수의 총알을 장전한 기관총과 같았다. 심수련처럼 한 방 먹이고 싶다면 자신이 한 방을 날릴 거란 외적 힌트는 절대적으로 감추자.

둘째, Destination, 목적지에 어떤 목적으로 가는가? 레드카펫에 선 배우들은 주목을 받기 위해 자리에 맞게 또는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스타일링을 한다. 목적지에서 얻을 것을 명확히 알리는 스타일링을 해야 한다. 오윤희를 벤치마킹하자. 시즌 1에서는 좌절부터 신분 상승, 배신과 유혹의 시점에서 명료하게 자신의 변화를 보여 줬다. 시즌 2에서는 심수련의 분신을 자처한 듯 그녀와 유사한 스타일링에 호락호락하지 않은 빨간 머리 앤처럼 붉은 펌헤어로 의도를 분명히 했다. 원하는 게 있다면 의도가 드러나는 스타일링으로 외적 선전포고도 필요하다.

셋째, Dye, 어떤 색을 물들일 것인가? 좌중을 압도하며 자신의 색으로 그곳을 물들일지, 상황에 맞게 스며드는 옷차림을 할지를 결정하자.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라는 말이 있다. 삶(Birth)과 죽음(Death) 사이에서 어떤 선택(Choice)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색이 정해진다. 심수련처럼 징벌의 단호한 선함을 행사할 수도 있고, 오윤희처럼 삶에 찌들어 한 잘못된 선택을 다잡을 수도 있다.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은 삶은 무대이고 우리 자신은 배우이며 사회는 관객이라 했다. 사회생활이라는 관객들 앞에서 옷차림으로 사회 속 자신의 배역에 맞는 색을 현명하게 취사 선택하길!!



박소현 패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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