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사람들은 그들 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동물에 대한 자부심이 아주 크다. 그중 하나가 바로 새들로, 국가 축구 대표팀의 이름도 '우간다 두루미들(Uganda Cranes)'이고, 검정, 노랑, 빨강 가로 줄무늬로 이루어진 국기 중앙에 두루미가 그려져 있을 정도로 새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실제로 동아프리카의 사바나지역, 서아프리카의 열대우림, 북쪽의 사하라사막 사이에 위치하는 지리적 이점 덕에, 나라 크기가 영국과 비슷한 우간다에 무려 1,080종의 새가 서식하고 있고(영국은 620종, 철새는 제외), 이는 전체 아프리카의 50%, 전 세계의 10%를 차지하는 수치다.
돼지 멱따는 것 같은 소리를 지르며 사람들의 아침잠을 깨우는 새, 비 온 후 지렁이를 잡아먹느라 긴 부리를 이곳저곳 쿡쿡 찌르며 마당을 뛰어다니는 새, 땅거미가 질 무렵 떼를 지어 하늘을 뒤덮어 보는 이의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새 등 우간다에서 매일 만나는 그들의 존재감이 다채롭고 특이하다. 특히 주라기 공원의 시조새를 연상시키는 긴 부리와 다리, 커다란 몸집의 무수리황새(marabou stork)는 쓰레기를 먹고 산다고 하여 우간다인들이 '거지새(kaloli)'라고 부르는데, 한 마리만 있어도 위협적일 분위기의 그 새가 혼잡한 도시 한복판 길거리나 가로수 위에 큰 무리를 지어 앉아있어 엄청난 장관을 이룬다.
수도 캄팔라에서 남서쪽으로 40분 정도 떨어진 도시로 국제공항이 자리하고 있는 엔테베(Entebbe)에는 야생동물교육센터(Ugandan Wildlife Education Centre, UWEC)가 있고, 해마다 '아프리카 새 관찰 박람회(Africa Bird Watching Expo)'가 개최되기도 하는 이곳에서 보물 같은 새들을 바로 가까이서 만났다. 우간다 국기에 등장하여 나라의 상징이 된 왕관두루미(crested crane)는 아름다운 벼슬과 자태로 사람들의 시선을 확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정말 재미있는 새는 선사시대에서 날아온 것 같은 슈빌황새(shoebill stork)로, 바위처럼 큰 머리를 끄덕거리면서 물로 양치하는 듯 소리를 내고 그다지 고르지 않은 이빨로 연신 딱딱거린다. 그 모습을 보는 나도 어느덧 똑같이 화답하고 있었다. 우간다인들의 눈에는 머리를 숙이는 자세가 일본인의 인사처럼 보인다 하여, 나랑 마주한 그 새의 이름을 '스시'라고 부르고 있었다.
유럽의 문명세계에서 자란 서양인 중에는 유난히 아프리카의 원시자연을 동경하고 자연 속에서 망원경으로 혹은 육안으로 새를 관찰하는 취미를 가진 이들이 많다. 우간다의 새는 그런 이들을 불러들이는 소중한 존재가 되었고, 영국의 유명한 여행 작가 필립 브릭스(Philip Briggs)는 새를 관찰하기에 가장 매력적인 나라로 우간다를 뽑았다. 서쪽의 아름다운 관광지 포트포탈(Fort Portal)에 위치한 키발레 국립공원(Kibale National Park)이 특히 인기가 있는 곳으로, 여기에만도 375종의 새들이 살고 있어서 여행객들이 가이드와 직접 걸어 다니며 새를 관찰한다. 인간들이 자신만을 세상의 주인공으로 여기는 것을 잠시 멈추고, 수동적이고 겸허한 자세로 또 다른 아름다운 생명체들을 감탄하며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새 관찰의 의미가 충분히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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