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지금 아동들은 다양한 위험에 처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경험하는 불평등도 심화되고 있다. 위험과 불평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미래에도 확대 재생산될 것이다. 즉, 팬데믹이 아동들의 오늘은 물론 미래까지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모든 아동들이 동시에 경험한 것은 학교가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공교육 시스템이 멈춤으로써 이들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지만, 사람들은 코로나 세대가 잘 성장할 수 있을지를 우려한다. 갑작스러운 팬데믹은 아이들이 청년세대나 부모세대보다 오히려 기본 공교육을 받지 못하는 상황, 역진적인 세대 간 교육 불평등의 상황을 만들어 놓았다.
감염병 확산은 성인보다 아동에게 더 위협적이고, 아동들 간의 불평등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UN(2020)은 코로나19가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빈곤의 확산, 학습 위기의 악화, 생명·건강에 대한 위협 그리고 방임·폭력의 위험에 주목한다.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2020. '코비드19가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이 작년 7월에 만 11~16세 아동과 부모·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52%의 가구에서 수입이 감소했고 그 중 31%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으며, 수입 감소로 인해 자녀의 학습자료, 음식, 건강관리를 위한 지출이 어려워졌다고 했다. 교육과 관련, 비대면 수업으로 대체되면서 공부 양은 줄어들었고, 공부나 숙제를 도와줄 사람이 없는 경우도 많았으며, 농촌에서는 인터넷 활용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건강과 관련, 신체활동은 줄어들고 걱정과 불안은 증가했는데, 특히 만성질병 아동들의 29%가 평소 주기적으로 받던 의료·재활서비스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또한 아동들이 집에 머물면서 편안하고 행복해하는 비율도 높았지만 가정에 스트레스와 불화가 심해지고 가끔 폭력이 일어난다는 응답도 24%나 되었다.
물론 코로나 상황에서도 부모 소득이 줄지 않고, 비대면 학습에 부모나 사교육의 도움을 받고, 영양가 있는 식사를 하고, 부모와 관계가 더 좋아진 아동들도 있다. 반면에 코로나가 장기화될수록 소득, 교육, 건강, 안전의 위험에 더 노출되는 아동들도 많다. 이처럼 많은 아이들이 부모세대가 당연히 누렸던 교육을 누리지 못하면서,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어가는 환경 속에 있으며, 특별한 조치들이 없다면 미래에까지 불평등이 이어질 위험이 크다.
사회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두 가지 책임을 져야 한다. 하나는 코로나 위험으로부터 아동의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을 보장해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불평등의 격차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코로나 방역과 재난지원금 정책만으로 부족하다.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코로나19 대책 특별기구를 만들고 예산을 편성하자. 감염병, 디지털, 비대면 사회에 적합한, 포용적이며 포괄적인 정책으로 대응해 가자. 한 명의 아동도 소외되지 않고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최대의 노력을 해야 한다. 보다 어릴 적에 투자할수록 인적자본 투자 대비 회수율이 높다고 한다. 아동에 대한 적극적 사회투자는 아동은 물론 사회적으로 더 큰 이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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