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막말·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노재승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과거 발언으로 상처 받은 분들께 사과 드린다"고 밝히고 선대위원장직을 사퇴했다. 노 위원장은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날 "선대위원장 임무를 더욱 성실히 수행하겠다"며 업무 강행 의지를 보였으나 당 안팎의 여론이 급속히 악화하자 지도부의 사퇴 권고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예정됐던 노 위원장의 정강·정책 TV 연설을 취소해 사퇴를 예고했다.
뒤늦게 알려진 노 위원장의 과거 발언들은 단순한 말 실수가 아니었다.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재난지원금을 ‘개밥’에 비유하고 백범 김구 선생을 “국밥 좀 늦게 나왔다고 사람 죽인 인간”으로 비아냥대는 모습은 국민의힘이 추구하는 보수 가치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코로나19를 독감에 빗대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국민을 "우매한 국민"이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 그의 성향은 일베와 태극기 부대의 조합에 다름없다. 국민의힘이 2030세대 표심을 의식해 그의 거취 문제를 두고 시간을 끌었으나, 2030세대를 끌어안기는커녕 외연 확장과 보수 혁신에 장애만 될 뿐이었다. 국민의힘이 뒤늦게 수습에 나섰으나 부실 검증의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사태는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이미지만 보고 영입하는 정치권의 ‘인재 영입쇼'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노 위원장은 4·7 재보선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지 연설로 관심을 끌었으나 선대위원장이라는 위상에 맞는 경력이나 정치적 경험은 전무하다. 2030세대의 눈길을 끌기 위한 구색 맞추기용 영입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제도 정당들이 청년들에게 문호를 넓혀야 하지만,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한 깜짝 영입 대신 장기적 안목으로 인재를 육성하는 방식으로 정치 참여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청년 정치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정당 혁신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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