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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보호 없는 일반인의 예능 출연

입력
2022.11.26 00:0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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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일반인 연애 프로그램 '돌싱글즈' 출연자 중 한 명의 이혼 사유가 뜨거운 감자였다. 방송에 소개한 것과 달리 귀책사유가 출연자 본인의 외도라는 의혹이었다. 이혼 남녀가 새로운 사랑을 찾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인 만큼 외도 여부가 논쟁이 되었고 이를 다룬 기사는 연애 기사 조회수 1위를 차지하였다. 올 초에는 '솔로 지옥' 출연자였던 프리지아가 큰 논란이었다. 그녀는 차별화 포인트로 금수저 이미지를 적극 활용했다. 그러다 짝퉁 명품 착용 의혹이 터지면서 금수저 이미지가 진실이 아닌 단지 의도된 이미지 메이킹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큰 비난에 휩싸였다.

연애 예능 전성시대다. 프로그램이 어찌나 인기가 있는지 연예인도 아닌 일반인 출연자의 사생활이 전 국민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종류도 다양하다. 몇 시즌째 이어지는 스테디셀러 '나는 솔로'와 일반인 연애 예능 열풍의 원조격인 '하트 시그널'은 물론, 최근에는 더 자극적인 콘셉트로 헤어진 남녀가 함께 나와 새로운 사랑을 찾는 '환승 연애', 이혼 남녀가 나오는 '돌싱글즈', 수영복 입은 몸매를 자랑하는 '솔로 지옥'까지 각양각색이다. 세부적인 디테일은 다르되 이들은 공통적으로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나와서 연애 상대를 찾는 프로그램이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이 연기가 아니라 실제라고 생각해 몰입한다. 출연자들의 신상도, 프로그램에서 보이는 모습도 모두 진실에 기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애 예능 출연 이후 출연자들은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다. 뛰어난 외모나 좋은 스펙을 바탕으로 선망의 대상이 됨과 동시에 프로그램에서 사랑을 두고 울고 웃었던 모습을 통해 친근감과 호감을 획득한다. 처음부터 연예인 지망생이었던 출연자는 물론 평범한 직장에 다니던 출연자들도 방송 이후 인플루언서가 되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폴로어가 급증한다. 그들 중 몇몇이 전업 인플루언서의 길을 택하는 걸 보면 유명해져서 얻는 수익이 상당한 듯싶다.

평범한 일반인에서 단숨에 유명 셀럽까지. 이런 성공 사례들이 보이고 일반인 연애 예능이 양산되자 프로그램 지원자가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그 일반인들이 준비되지 않은 방송 출연의 위험성에 대한 판단을 충분히 하고 출연을 결정한 것일까? 방송사들은 출연진들이 겪을 문제에 대해 고민하면서도 자극적인 편집을 하고 있는가? 방송 출연자는 필연적으로 사생활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음악이나 영화처럼 뚜렷한 작업물이 없는데 프로그램 한 번 출연으로 유명해지는 경우에 셀링 포인트는 사생활에 맞춰지기 마련이다. 연예인을 목적으로 준비해온 적이 없고, 이미지 관리를 도와주는 기획사도 없는 일반인 출연자들은 대중의 신상털이와 각종 논란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이제는 출연진과 방송사 모두 일반인 예능에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출연자들도 방송 출연 이후 신상털이와 대중의 평가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고 평판을 관리하고 살겠다는 다짐이 있을 때에만 출연을 결정해야 한다. 방송사 역시 프로그램이 가진 지대한 영향력과 다수 출연자들이 준비되지 않은 일반인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자극적인 편집을 지양해야 한다. 점점 더 자극적인 소재가 나오고 더 많은 사람들이 출연을 결정하는 만큼 적정 선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곽나래 곽나래 이커머스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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