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부실 논란을 빚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어제 폐영식과 K팝 콘서트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6년 동안 1,100억 원의 많은 예산을 투입한 행사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허술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중앙 및 지방 정부 간 볼썽사나운 ‘네 탓' 공방까지 벌어졌지만, 누구 하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 다시는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새만금 잼버리는 지난 1일 개막 직후부터 열악한 대회장 환경이 입길에 오르면서 중단과 축소까지 거론됐지만 정부는 대회를 강행했다. 국격을 의식해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최소화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의지까지는 나무랄 수 없다. 하지만 이후 태풍 카눈의 한반도 관통 예고에 야영장 철수가 결정되고 공식 일정은 취소됐다. 부랴부랴 보완에 나섰지만, K팝 콘서트 장소와 출연진 섭외, 공기업 직원 동원 논란으로 또 다른 잡음이 이어졌다. 국무총리부터 관계 부처 장관들도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주무부처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미숙한 대응으로 역풍만 키웠다.
이번 사안은 10대 경제강국을 자부하는 대한민국의 국가 시스템 난맥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운다. 대회 자체보다 새만금 개발이라는 '잿밥'에 더 관심을 가졌던 지역 정치인들과 지방정부, 이를 알면서 편승했던 현장 공무원들, 불과 대회 한두 달 전까지 현장을 둘러보고도 문제를 파악하지 못한 중앙부처 장관들까지 책임이 없는 주체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문제는 다음이다.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도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제2의 새만금 잼버리 사태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가리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감찰과 수사가 진행되겠지만, 전·현 정권에 걸친 사안인 만큼 국정조사 필요성도 충분해 보인다. 윗선은 빠진 채 실무자 선에서 책임 규명이 끝나는 일이 반복돼서도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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