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계획에 반발해 의사단체들의 집단행동이 가시화하고 있다. 집단 휴진 등의 행동을 강행해서 환자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 그 비난은 오롯이 의료계가 감당해야 한다. 의대 증원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받아들이고 정부와 협의하는 게 우선이다.
대한의사협회는 15일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계획 중이며, 17일 서울에서 전국 의사대표자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9일 의협의 투쟁을 이끌 비대위원장으로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을 선출했다.
응급·중증환자들이 많은 대형병원도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움직임에 전전긍긍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5일 수련병원 140여 곳, 전공의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8.2%가 단체행동 참여 의사를 보였다고 밝혔다. ‘빅5’ 병원으로 불리는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의 참여율은 86.5%였다.
최악은 의사단체들이 집단 휴진에 나설 경우이다. 정부는 이 경우 의료법에 따라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예정인데, 따르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자격 정지뿐만 아니라 3년 이하의 징역형도 받을 수 있다. 개정된 의료법은 어떤 범죄든 ‘금고 이상의 실형·선고유예·집행유예’를 선고받았을 때 의사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이런 사태까지 가시화하면 ‘강대강’ 대치로 의료현장이 파국을 맞게 되는 것이다. 가장 큰 피해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에게 돌아가게 돼 있다.
의사단체들은 2020년 정부의 의대 증원 및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집단행동을 통해 저지한 바 있다. 그때의 ‘효능감’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결과를 낼 것으로 본다면 판단 착오이다. 보건복지부는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꾸렸고 ‘면허 취소’까지 가는 초강경 카드도 검토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의료체계가 붕괴된 상황에서 의대 증원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과거보다 훨씬 높다. 의사들은 집단행동 카드를 내려놓고, 정부도 최대한 설득에 나서 ‘강대강’ 대치 사태를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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