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피해 커져야 증원 저지' 취지 게시글
"죽어도 상관없다"·"개돼지" 막말 릴레이
복지부 "경찰에 수사 의뢰 방침"
1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로 응급대원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 뉴스1
최근 의료 인력 부족으로 '응급실 뺑뺑이' 사태가 벌어지는 데 대해 의사·의대생 커뮤니티에 "국민이 더 죽어나가야 한다"는 취지의 글들이 올라와 논란을 빚고 있다. 국민을 '개돼지', '조센징'이라는 멸칭으로까지 표현해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나 의대생임을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최근 의료대란으로 많은 국민이 죽어야 의대생 증원을 저지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또한 이 커뮤니티 글을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 다른 일반인도 볼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됐다.
논란이 된 글들에는 "(정부가) 정신 차리려면 더 죽어나가야 한다", "우리는 국민들이 죽으라고 눕는 거다"라며 의료 파업을 계속해야 본인들에게 유리하다는 내용이 적혔다. "두 살 아기(응급실을 찾다 의식불명에 빠진 사건) 사건을 봐도 감흥이 떨어진다"라거나 본인을 N번방 성착취물 제작·유포 사건의 가해자인 조주빈에 빗댄 '의주빈'이라고 부르며 "사람들이 더 죽어나가면 좋겠다"는 글도 있었다.
최근 의사·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작성자는 "의사들이 일을 안 할수록 상대적 가치는 더욱 상승한다"며 "왜냐하면 의사라는 건 검사, 변호사 따위와는 달리 필수적이고 대체 불가니까"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국민을 "개돼지"라고 지칭하면서 "개돼지들 인터넷으로 욕 XX 하다가도, 본인이나 주변 가족 아프면 바로 주변에 의사 있나 찾을걸?"이라며 비웃었다.
더 나아가 "사실 국민이 뒤져도 별 상관 없긴 하다"거나 "XXX들 매일 1,000명씩 죽어나갔으면 좋겠다", "XXX들에 대한 혐오·증오는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 히틀러가 이해된다"며 욕설과 혐오표현이 섞인 원색적 비난도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이 게시글들은 작성자명과 내용이 비슷해 의료계 커뮤니티에선 소수의 의사·의대생이 복수의 글을 작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경찰에 문제의 글을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중엔 현장에서 분투하는 의료진들을 향해 "방해하는 X들이 부역자다", "부역자들을 조져달라"는 비난도 있었다. 경찰은 전공의·의대생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의 개인정보를 악의적으로 공개한 '블랙리스트' 제작·유포자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 경찰은 관련자 5명을 특정했고, 1명은 조사 후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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